손끝으로 직접 <씨네21>을 경험하는 창,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이 지난 12월14일 런던에서 열린 제2회 ‘디지털 매거진 어워즈 2011’(이하 DMA)에서 ‘올해의 전문지’(Specialist Magazine of the Year)로 선정됐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은 디폴리오의 미래와 지난 1년을 돌아보려 디폴리오의 권기정 부장을 만났다. 그가 수상의 기쁨과 함께 전한 이야기에서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이 주는 즐거움, 그 뿌리를 찾아볼 수 있었다.
-DMA에서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이 ‘올해의 전문지’상을 받았는데 소감이 어떤가. =일단 디지털 매거진을 위해 헌신해준 디폴리오 팀원들에게 고맙다. 어워즈에서 수상했다는 사실 자체도 기쁘지만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이 언어나 문화의 장벽을 넘어 디지털 매거진에 대한 어떤 판단 기준을 제시한 것 같다. 우리가 구축한 디지털 매거진 커뮤니케이션의 방법론을 인정받은 셈이다. 특히 주간 단위로 디지털 매거진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공정 과정과 디자인 분야 모두 좋은 평가를 얻어 뿌듯하다.
-올해 1월 디폴리오 설립 이후 디지털 매거진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올 한해 디폴리오에선 어떤 노력들이 있었나. =제일 어려웠던 건 크게 두 가지다. 혁신적 형태의 매거진을 만들어야 한다는 디자인 원론적인 부분과 디지털 매거진을 위한 조직 구성이다. 특히 조직 구성의 경우 국내에 사례가 없기 때문에 해답을 찾기 힘들었다. 주간 발행에 대한 조직 구성과 발행과정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가 도전 과제였던 것 같다.
-DMA의 심사위원단이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편리한 사용구조와 세련되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높이 산다”고 평가했는데, 사용자의 편의나 디자인 등을 위해 가장 많이 고려하는 부분은 어떤 점인가. =언어를 몰라도 인터랙션 부분에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인도 기존 <씨네21>의 편집 디자인을 그대로 넣는 게 아니다. 기존 매거진 디자인에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바일 인포메이션, 모션 그래픽 네 가지를 다 합한 집합체를 구현한 것이다. 이 네 가지의 밸런스를 잡는 게 최대 목표였다. 디지털 매거진은 단순히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콘텐츠의 공간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영국판 <보그> 디렉터 앤서니 콘보이는 “주간으로 일관성있는 퀄리티의 디지털 매거진을 만들어내는 데 놀랐다”고 하더라. 매주 일정 수준의 디지털 매거진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시스템으로 일이 진행되는가. =창간호인 특별판을 만들 때 3개월간 매일 야근하면서 여러 시도를 했다. 결국 창간호가 큰 성공을 거뒀는데 오히려 성공이 더 부담이 됐다. 특별판 수준의 디지털 매거진을 매주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점에 봉착한 것이다. 다행히 특별판이 나오고 한달의 기간이 있었다. 그 기간 동안 일주일을 꼬박 써 한권을 만들어내던 공정을 하루하루 줄이는 과정을 거쳤다. 그래서 5월부터 주간 발행을 시작했다.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리의 목표는 콘텐츠가 정보를 제공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통해서 사용자들이 <씨네21>이란 브랜드를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똑같은 정보를 보더라도 <씨네21>을 통해서 보면 무언가 다르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브래드 피트가 한국에 왔다는 정보를 제공한다면 우리는 그의 방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당신은 이것을 <씨네21>을 통해 보고 있습니다’라는 것을 사용자에게 인지시켜주는 것이다. 정확한 성과를 통계내듯 측정할 수는 없지만, SNS를 통해 <씨네21>에 대한 의견을 보면 우리가 원했던 것을 잘 달성한 것 같다.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의 미래를 점쳐본다면. =디지털 매거진 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축은 디지털 광고와 맥이 닿는다. 지금은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 비관이라면 아이패드의 사용자 수를 들 수 있다. 쉽게 확산되고 있지 않으니까. 반대로 긍정적인 면은 그렇게 확장률이 적은 미디어임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광고회사들이 디지털 부서를 두고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씨네21>이 디지털 매거진을 만드는 것도 디지털 광고 시장을 보고 만든 것이기 때문에 발전을 위해선 디지털 광고 시장과 함께 발을 내디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