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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을 정도로 강도 높게 운동했다"
주성철 2011-12-20

폴라 패튼 인터뷰

<미션 임파서블4>의 새로운 여성 요원 ‘제인 카터’는 은근히 자신의 존재를 각인해왔다. 1975년생으로 <Mr. 히치: 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2005)로 데뷔한 뒤 토니 스콧의 <데자뷰>(2006)에서 덴젤 워싱턴의 상대역으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뮤지컬 <아이들와일드>(2006)에서 아름다운 디바 ‘엔젤’로 열연했으며, <프레셔스>(2009)에서는 온갖 학대 속에서 살아온 비만 흑인 소녀 프레셔스에게 희망이 된 선생 레인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 물론 경력에 비해 출연한 영화는 많지 않지만 늘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고, <미션 임파서블4>는 그녀를 새롭게 발견하게 될 작품이다.

-어떻게 <미션 임파서블4>에 출연하게 된 건가. =에이전트가 ‘제인 카터’ 역으로 오디션을 한번 보라고 권했지만 나는 ‘말도 안돼, 될 리가 없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이틀 뒤에 제작자와 감독, 톰 크루즈가 있는 오디션장에서 스크린 테스트를 했다. 그때 톰 크루즈를 처음 봤다. 보통 오디션은 작은 방에서 지루하게 이어지는데 파라마운트 사운드 스테이지에서 옷과 의상, 조명까지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에서 오디션을 봤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 제작자 J. J. 에이브럼스에게서 제인 카터 역으로 뽑혔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화로는 ‘아 그런가요?’라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차분하게 대답했지만 끊고 난 다음 방방 뛰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웃음)

-덴젤 워싱턴과 호흡을 맞춘 <데자뷰>에서도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미션 임파서블4>와 비교하면 어떤가. =무엇보다 덴젤 워싱턴이나 톰 크루즈 모두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던 선배들이기 때문에 큰 영광이었다. <데자뷰>가 피해자로서 살아남기 위한 액션이었다면 <미션 임파서블4>는 철저히 훈련된 요원으로서 상대를 먼저 공격하고 제압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철저히 달랐다. 그런데 <미션 임파서블4>에 캐스팅되고 액션 훈련을 받던 시기가 아들을 낳은 지 5개월밖에 안된 때였다. 몸 상태가 최고는 아니었지만 복싱이나 카포에이라, 그리고 검술 훈련까지 하루에 몇 시간씩 운동을 했다. 울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남자들 앞에서 우는 건 싫어서(웃음) 잘 극복했고 자신감을 되찾았다.

-영화에서 인도인 갑부를 유혹하는 장면을 찍을 때 기분이 어땠나? 3편의 매기 큐와 비교하면 원치 않는 작전을 수행하는 느낌이다. =영화 도입부에서 사랑하는 남자를 잃는 장면이 있다. 그러다보니 그런 작전을 하는 게 썩 내키는 일만은 아닐 거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사라지고 모든 게 부담으로 다가오다 보니 이전에 수행한 같은 작전이라도 자신감이 떨어졌을 수 있다. 내가 그 인도인 갑부의 스타일이 아니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있을 거다. 그래서 그 남자에게 다가가기 전에 샴페인을 단숨에 들이켠다. (웃음) 게다가 파티장에서 멋진 드레스를 입고 나와서 다른 장면과 사뭇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렇게 제인 카터는 전반적으로 톰보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성적인 면도 있고, 그런 이중적인 면을 다 보여줘서 좋다.

-스턴트나 액션신을 거의 대역없이 촬영한 것으로 안다. =영화에서 모로(레아 세이두)와 싸울 때 가장 힘들었다. 굉장히 아름답고 촬영하면서 무척 친해진 프랑스 여배우인데 둘 다 거의 직접 싸웠다.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싸워야 하는 장면이었는데, 둘 다 여배우로서 얼굴에 상처가 나면 안되기에(웃음) 호흡이 중요했다. 그러면서도 사실감이 떨어지면 안됐고, 종종 함께 춤을 추는 것 같은 느낌도 줘야 했다. 멍들고 여기저기 까지긴 했지만 다행히 둘 다 얼굴은 무사했고 안전하게 촬영을 끝냈다.

-어느덧 주연과 조연을 오가며 30대 후반의 여배우가 됐다. 할리우드의 흑인 여배우로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어떤가. =흑인이기 때문에 기회가 부족한 건 사실인 것 같다. 물론 그것은 할리우드의 아시아계, 라틴계 배우들도 마찬가지라고 느낄 거다. 그런 점에서 2편의 탠디 뉴튼, 3편의 매기 큐 등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다른 인종의 여배우는 물론 요원들의 구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캐스팅을 보여줬고 그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제리 맥과이어>(1996)의 쿠바 구딩 주니어 등 톰 크루즈는 늘 인종의 벽을 허물어왔다고 생각하고 그게 그의 대단한 점 중 하나라고 본다. J. J. 에이브럼스 역시 <스타 트렉: 더 비기닝>(2009)에서 그런 다양한 인종 구성을 보여줬다. 그런 그들과 작업한 것이 무한한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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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