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1. 1.5Ghz 듀얼코어 2. 5.3인치 HD슈퍼 아몰레드(1280x800 해상도) 3. 1080p 재생 4. S-Pen 인터페이스
특징 1. 스타일러스 대용의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가진 S-Pen의 부활 2. 1080p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는 성능
보기엔 그저 다른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하는 기기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제품 아래쪽에서 펜을 뽑아들더니 화면에 이것저것 그리기 시작한다. 뭔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지 글씨도 쓰고 사진도 찍어 금세 편집한다. 이것저것 빠르게 펜을 사용해 작업하는 그 모양새가 아주 편리해 보인다. 옆에 노트북이며 전화기를 부산하게 들고 가는 사람의 모습이 교차편집되며 제품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이 장면은 삼성 갤럭시 노트 해외판 CF를 요악한 것으로 갤럭시 노트의 강점을 보여준다. 펜을 사용한다는 것. 다양한 작업을 빠르게 수행한다는 것. 필기는 물론 그림까지 자유롭게 그릴 수 있다는 것. S-Pen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CF에서 내내 강조하는 S-Pen이 꼭 중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사실 해외에서 갤럭시 노트가 뜨거운 감자인 것은 그 정체성에 기인한다. 스펙만 보자면 최신식 휴대용 디지털 기기가 새롭게 등장한 것일 뿐이다. 물론 5.3인치의 크기라는 실험적인 사이즈는 기존의 태블릿과 휴대폰 사이의 간극을 확연히 줄였다. 이것은 분명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이 비슷한 사이즈로 출시된다는 소문도 있어 5.3인치라는 크기는 휴대용 디지털 기기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갤럭시 노트는 버려지다시피 했던 PDA 시절의 스타일러스 펜을 ‘S-Pen’이란 이름으로 부활시켜 새로이 인터페이스화한 아날로그 컨셉이다. 컨셉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 S-Pen이란 것이 얼핏 보면 대단한 기능을 할 것 같지만 PDA 시절에 버려진 게 괜한 일이 아니다. 필자를 포함해 키보드의 노예가 된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끔 보험에 가입할 때나 동사무소에 갔을 때 몇 글자 필기하는 것조차 버거워한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S-Pen을 사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정말 몇몇에 국한된 이야기다. 터치하기도 바쁜 마당에 기기에서 무언가를 뽑아서 그것을 인터페이스 기기로 활용하는 것을 기대하지 말자. 관건은 이 갤럭시 노트의 S-Pen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5.3인치라는 사이즈이며 스펙이 중요한 것이다.
스펙을 보자. 5.3인치 HD 슈퍼 아몰레드를 적용한 LCD나 32G 내장 메모리, 2500mAh에 이르는 배터리 용량은 대단하다. 하지만 어딘가 낯익은 스펙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휴대폰이 아닌 태블릿PC의 스펙에 가깝기 때문. HD 슈퍼 아몰레드와 듀얼코어 프로세서로 1080P의 동영상을 보는 느낌은 각별하다. 진저브래드 기반으로 돌아가는 APP들은 갤럭시S2와 비슷한 느낌이다. 잘 돌아간다는 것이다. 4G LTE 제품이기 때문에 풀HD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은 격세지감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LTE에 대한 통신사의 압력이나 국내 환경 때문인지 더욱 성능이 좋다고 알려진 엑시노스칩을 탑재한 해외 버전과 다르게 국내 버전에 스냅드래곤을 사용한 것은 분명한 구매의 걸림돌이다. 더군다나 3G 모델은 출시하지 않는다고 하니 4G LTE가 싫으면 갤럭시 노트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사용자의 선택권을 빼앗는 상황이라 결코 반갑지 않다. 어쩌면 갤럭시 노트는 과도기적 제품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서두에 언급한 휴대폰과 태블릿PC 사이에서 고민하는 제조사나 사용자의 최선책이 될 수도 있다. 불행하게도 제품이 아닌 마케팅에서 그것을 검증할 만한 대중성이 결여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