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일명 ‘디렉터스 체어’. 대체로 비어 있는 적이 많은 그 의자들이 촬영장 한켠에 자리하고 있다. 그 의자의 주인들은 촬영 중간중간에도 잠깐의 휴식 대신, 카메라나 모니터 주변을 서성이며 다음 촬영을 준비한다. 혹은 지난번 촬영을 되짚어보며 혹시 미진하지는 않았나 걱정한다. 마치 언제나 더 많은 관객과의 즐거운 만남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영화의 운명처럼 말이다. 그래서 빈 의자들을 쳐다보는 마음이 왠지 좀 애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