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헬드 촬영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카메라나 렌즈가 손떨림 보정 기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손떨림 보정 기능이 있는 장비일지라도 렌즈 화각이 너무 좁으면 흔들림이 심하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스테디캠 장비나 자쿠토 같은 그립 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안정적인 촬영을 위한 좋은 선택이다. 그것도 귀찮다면 렌즈 화각을 광각 계열로 적절하게 선택한 다음 팔꿈치를 몸에 바싹 붙이거나 스트랩을 목에 팽팽하게 거는 등의 연습이 필요하다.
계획도 세웠고 장비도 골랐다면, 현장으로 갈 때입니다. 잠깐, 그전에 장비를 한번 더 확인합시다. 사용법을 충분히 숙지했나요? 장비에 고장은 없는지, 메모리와 배터리는 충분한지도 확인했다면 마지막으로 자신이 준비한 카메라 보디, 렌즈, 마이크 등 큼직한 부품에서 삼각대, 스트랩 등 세세한 액세서리까지 모두 살펴봅시다. 작업을 마치고 정리할 때 하나라도 빠뜨리면 안되니까요.
촬영 준비
DSLR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기로 합니다. 촬영하기에 앞서 영상 포맷을 결정하는 해상도, 프레임레이트, 전송률 등의 개념을 살펴봅시다. 해상도는 영상의 한 프레임이 가로세로 몇개의 픽셀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말하며, DSLR은 보통 VGA(640×480), 720P(1280×720), 1080P(1920×1080) 정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프레임레이트는 1초에 몇장의 그림을 기록하는지를 말하며, 24fps와 30fps, 60fps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장비에 따라서 주사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 카메라도 있습니다. 보통은 60i, 60p, 24p 등과 같이 표현하는데 여기서 숫자는 프레임레이트를 의미하고, 뒤에 붙은 i와 p는 인터레이스드(Interlaced),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를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지면상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하시고(…) 가능한 한 60i는 선택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고속촬영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60p를 선택할 이유도 없습니다. 전송률이 같은 환경이라면 1초에 숫자가 작은 그림들을 저장하는 것이 화질이 더 좋습니다. 기종에 따라 전송률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전송률이 높으면 화질이 좋아집니다. 적은 용량의 메모리 카드에 장시간의 영상을 기록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높은 전송률을 선택합니다.
파일 규격을 정했으면 실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설정값을 조작해서 원하는 이미지를 얻어야겠지요. 수동으로 사진을 찍어보신 독자라면 익숙할 개념들입니다. 렌즈 화각(16mm, 24mm, 50mm, 85mm, 200mm 등), 조리개(f1.2, f1.4, f1.8, f2.0, f2.8, f3.5 등), 셔터 스피드(1/1000, 1/400, 1/200, 1/100, 1/60, 1/30 등), 감도(100, 200, 400, 800, 1600 등), 색 온도를 결정하는 화이트밸런스, 그리고 픽처스타일/필름모드/픽처프로파일 등을 조작해가며 가장 마음에 드는 값을 찾아가면 됩니다. 이중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시 말해 적정(혹은 원하는 수준의) 노출을 얻기 위해 조작해야 하는 것은 조리개, 셔터스피드, 감도입니다. 조리개를 열수록 심도는 얕아지고, 셔터스피드가 길수록 영상에 잔상이 많아지고, 감도가 높을수록 입자가 커지고 노이즈가 많아진다는 점에 유의해 각각의 값을 어떻게 조절할지 결정합시다. 또 이미지의 느낌에 많은 영향을 주는 초점이 맞는 범위, 즉 심도는 렌즈의 화각이 좁을수록, 조리개를 많이 열수록, 피사체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얕다는 것을 기억하시고요. 픽처스타일/필름모드/픽처프로파일은 가능한 한 콘트라스트와 선명도를 낮게 설정하여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캐논이라면 시네스타일 같은 커스텀 픽처스타일을 인터넷에서 찾아 적용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핸드헬드 촬영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카메라나 렌즈가 손떨림 보정 기능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손떨림 보정 기능이 있는 장비일지라도 렌즈 화각이 너무 좁으면 흔들림이 심하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스테디캠 장비나 자쿠토 같은 그립 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안정적인 촬영을 위한 좋은 선택입니다. 그것도 귀찮다면 렌즈 화각을 광각 계열로 적절하게 선택한 다음 팔꿈치를 몸에 바싹 붙이거나 스트랩을 목에 팽팽하게 거는 등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시선이 뷰파인더나 LCD에 고정된 만큼, 동선을 미리 생각하고 지형을 살펴 부딪히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유의하고요.
소리 녹음
후반 작업을 통해서 추가 녹음을 할 계획이 아니라면, 현장에서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최대한 안정적인 소리를 얻어야겠지요. 피사체가 되는 사람이나 악기가 적거나 마이크의 수가 충분할 때는 파트별로 전담 마이크를 한개 이상씩 배치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지향성 마이크를 이용하거나 마이크를 각 음원에 가까이 배치해서 주변의 다른 음원의 소리가 덜 섞이도록 해두면, 나중에 믹싱할 때 어느 한 파트가 지나치게 크게 녹음되었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 위치를 어디에 둘지 고민이 된다면,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도움이 되는 한 가지 팁이 있습니다. 악기는 대부분 연주자가 내는 소리를 가장 잘 듣게끔 되어 있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인데요. 최대한 연주자의 귀 가까운 곳에, 예컨대 옷깃에 핀마이크를 단다거나 하는 식으로 마이크를 배치하면 크게 실패할 일이 없습니다.
마이크 개수가 넉넉하지 않으면 하나의 마이크로 여러 음원의 소리를 받아야 합니다. 헤드폰을 이용해 마이크에 들어오는 소리와 귀로 듣는 소리를 비교해가며 모든 소리가 균형있게 들리는 적절한 위치를 찾아다닙시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보아 이상적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목소리에는 더 가까이 가고, 타악기에서는 멀리 떨어지는 것이 비교적 의도한 대로 결과물을 얻는 방법입니다.
녹음기를 이용할 때는 음질(초당 샘플 수와 비트레이트, 44.1kHz/16bit나 48kHz/24bit, 96kHz/24bit 등이 많이 사용되는 규격이며 숫자가 높아질수록 고음질이지만 웹용 비디오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을 설정하고 샷건마이크 등 팬텀파워가 필요한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면 팬텀파워를 켭니다. 마이크를 배치했으면 모니터링을 하며 입력 레벨이 최댓값인 0dB에 닿지 않도록 음량을 적절히 조절해줍니다. 마이너스 무한대 값에서 0dB 사이로 표현되는 음량이 0을 초과하는 것을 흔히 ‘피크가 뜬다’고 표현하는데, 이 경우 깨끗한 소리를 얻지 못하고 소리가 찢어지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너무 작게 녹음해도 결과물에 좋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모든 준비가 되었으면 녹음을 시작하면 됩니다. 마이크 가까운 곳에서 슬레이트나 손뼉을 쳐 짧고 큰 소리를 내면 나중에 영상과 싱크를 맞추기 편한데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녹음이 진행중일 때는 녹음기나 마이크에 조작음, 마찰음, 바람 소리 등이 들어가지 않도록 유의합니다. 야외에서는 윈드실드를 꼭 사용하고, 핀마이크를 장착할 때는 피사체가 움직임에 따라 옷에 스치지 않도록 위치를 잘 잡아줍니다. 참, 절연테이프나 마스킹테이프, 칼 같은 것을 갖춰두면 의외의 경우에 요긴하게 쓰입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비싼 것도 아니니 하나 구해서 가지고 다니면 좋습니다.
물론 이런 사항을 숙지하고 있다고 해도 일이 꼭 잘 풀리지는 않을지 모릅니다. 장비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의도한 대로 카메라가 움직여주지 않는다거나 주변에 누군가가 나타나서 방해할지도 모릅니다. 모든 상황에 미리 대비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결과물을 얻고자 하는지 잊지 않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입니다. 우선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화면에 담을 대상과 차라도 한잔 마시면서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고 긴장을 푸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약간의 여유 시간을 가짐으로써 장비 세팅에서 실제 촬영시 움직임까지,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머릿속으로 혹은 소리 내어 말하며 그려볼 수도 있고요. 그러면서 주위 상황을 살피다가 적당한 타이밍에 작업에 들어가는 겁니다. 처음에는 망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리허설을 한번 해보면서 문제점을 고치면 됩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는 판단이 서면 작업을 마치기 전에 혹시 오류가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작업물을 꼭 다시 확인합니다. 함께 수고한 사람들과 가벼운 뒤풀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