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공법만이 능사는 아니다. 살다보면 간혹 정면으로 돌파하기보다 슬쩍 옆으로 돌아 들어가는 편이 더 좋을 때도 있다. 정면으로 돌파 중인데 잘못된 곳을 파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면, 가다 말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면 그때의 망연함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것이냔 말이다. ‘편입’은 바로 그런 때에 꺼내 들라고 있는 카드다. 지금 공부하는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든, 한발 늦게 영화의 세계로 빠져버려서든 이유는 아무래도 좋다. 영화영상 관련 학과로 진학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밑줄 쫙쫙 그어가며 머릿속에 챙겨둬야 할 편입 정보를 꼼꼼하게 모아봤다.
Q 편입하고 싶은데 제가 자격이 될까요. A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은 70학점 이상을 취득한 상태로 4년제 대학에서 2학년을 마쳤거나, 전문대학의 졸업예정자라면 지원 가능합니다. 단국대학교처럼 65학점 이상이면 지원 자격이 충족되는 학교도 있고 학교마다 따로 모집하는 전형이 있을 수 있으니 각 학교마다 홈페이지에 공시된 지원자격을 미리미리 확인하는 건 필수입니다.
Q 편입학 전형에서는 어떤 사항을 반영하나요. A 상명대학교 영화영상전공의 제작 파트는 영화에 대한 제반 지식을 테스트하고, 연기 파트는 연기력을 테스트합니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영어고사와 학업적성고사, 그리고 수상경력 등의 실적평가를 반영하고요.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는 면접고사와 실기고사를 봅니다. 이렇듯 학교마다 반영기준의 편차가 크지만, 전적 대학 성적을 평가하는 서류 심사와 실기고사가 기본이고 경우에 따라 어학능력평가나 학업적성고사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수상경력은 반영하는 곳도 있고, 반영하지 않는 곳도 있으니 지망하는 학교에 따라 준비하면 되겠습니다.
Q 실기고사를 잘 보는 법이 있다면요. A 동국대학교 연극학부 신영섭 교수는 “기술적인 완성도보다는 생각의 바탕과 논리의 체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연극공부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배려에서부터 시작된다. 생각의 크기를 키우려면 평소 책을 많이 읽고, 충분한 사색을 습관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조언합니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김정호 학과장은 “모범답안은 기피한다. 개인의 체험에서 우러난 구체적인 디테일, 관찰의 정도가 깊은 이야기를 선호한다”고 하시네요.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윤한솔 교수는 “급하게 준비한 학생보다 차근차근 계획적으로 준비해온 학생을 선호한다. 인문학적인 소양도 필요하다. 지식의 정도보다는 생각과 바탕을 더 살핀다. 그게 연기하는 데에 다 드러나게 되어 있다”고 강조합니다.
Q 입시요강을 살펴보니 면접고사도 중요하네요. 면접고사에 대한 조언이나 감점 요인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편입학 면접고사는 지원한 전공에 대한 지원자의 자질과 열의를 파악하려는 것이 주요한 목적입니다. 따라서 편입학 면접고사에서 주로 체크하는 사항은 지원자의 전공에 대한 열정이나 지식의 수준 등입니다.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 성지영 교수는 “영화에 대한 열정이 무엇보다 기본이다. 영화를 만들어봤다거나, 꾸준히 영화를 보며 분석을 해온 경험을 피력하길 바란다. 화려한 수상내역이나 거창한 경험을 하지 않았어도 영화를 분석할 때 자기만의 타당한 견해를 갖고 있는 입시생을 눈여겨본다”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영화영상 관련 학과의 특성상 편입학 지원자가 학과 내 단체활동에 무난하게 적응할 수 있는지를 심사하기도 합니다.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윤한솔 교수는 “잠깐 봐서는 학생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힘들지만 대체로 보인다. 공연은 혼자 하는 게 아니므로 협업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를 보기도 한다. 결국 얼마나 목말라하느냐다. 악착같은 태도를 보이면 조금이라도 더 마음이 가지 않겠나”라고 대답합니다.
Q 더 많은 편입학 정보는 어디서 찾나요. A 편입학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면 요강이 미처 확인되지 않은 학교도 있으니 조금이라도 빨리 지망하는 학교의 홈페이지에 접속해보세요. 편입학 정보는 대개 11월과 12월에 업데이트되므로 수시로 확인하는 게 좋아요. 입시요강이 나오지 않았다면 학과 사무실이나 입학관리처에 전화를 걸어보세요. 더욱 상세한 답변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편입 학원을 활용하면 더 실제적인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