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탄생이다. 보수단체에서는 테러범이라고 몰아세우지만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은 홀로 한나라당의 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에 맞섰다. 한나라당 의원 대다수는 맡아보지 못한 최루가스가 무기였다. 보수단체는 11월24일 김 의원을 대검찰청에 고발했고 국회사무처도 국회 본회의장 모욕죄와 특수공무 방해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비록 김선동 의원은 작은 폭력을 행사했지만 그것이 정의로운 행동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김선동의 최루탄에 대한 경찰의 대답은 물대포다. 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했고 거리로 나왔다. 다시 촛불을 들었다.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 물대포를 마구 쏘았다. 해산하려는 시민들도 물대포를 맞았다. 마침 기온은 영하로 뚝 떨어졌고 포털사이트에는 ‘이 날씨에 물대포’라는 검색어가 떴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지난 3월 서울 경찰청에서 “물대포 맞고 죽는 사람 없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말 누군가가 죽어나가야 이 짓거리를 그만둘 셈인가. 물대포는 더 많은 촛불을 만들 뿐이다.
11월24일 <경향신문>은 불티나게 팔렸다. 1면에 FTA 비준안에 찬성한 151명의 국회의원 사진으로 도배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는 날치기 처리를 주도한 한나라당의 지도부와 박근혜 전 대표 등을 ‘신묘7적’으로 규정하고 낙선운동을 예고했다. <나는 꼼수다>는 ‘매국노송’을 만들어 151명의 이름을 상기시킨다. 151명의 이름이 적힌 데스노트도 등장했다. 이 151명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분은 역시 근혜 공주님이시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의 트위터에 따르면 날치기 처리가 되는 이 와중에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셨단다. 박근혜쪽은 정리할 것이 있어 수첩에 메모를 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아, 맞다. 최근에 수첩 공주로 등극하셨지. 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