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in/outdoor FM radio Drip-proof ABS casing 2.5in-ch full-range speaker
특징: 게르만의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이 만들어낸 특별한 라디오
독일이 자동차만 유명한 것은 아니다. 그들 특유의 엔지니어링 테크닉을 기반으로 하는 오디오 분야에서의 지명도도 세계적이다. 헤드폰, 프로오디오 분야에서 유명한 젠하이저나 엘락, MBL 같은 하이엔드 오디오들은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브랜드. 이 브랜드들은 같은 오디오라는 카테고리 내에서도 헤드폰, 앰프, 스피커라는 각 분야에서 인지도가 있는 것들이다. 여기에 컨슈머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가 하나 추가될 것 같다. Sonoro라는 브랜드가 그것이다.
Sonoro는 아이팟 도킹과 블루투스 사운드 시스템과 같은 대중지향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특한 아이템이 바로 ‘Cubogo’라디오. 마치 군용 무전기의 세련된 모습 같지만 엄연히 라디오의 정체성을 가진 제품이다. 세로로 길쭉하게 세워놓는 모양의 Cubogo는 Sonoro의 컨셉처럼 심플하지만 컬러풀하다. 앞서 언급한 군용 무전기 같은 느낌은 상단에 위치한 전원, 볼륨 버튼과 길쭉하게 뽑아져 나오는 라디오 안테나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된다. 멀리서 보면 레드닷 수상 정도는 해봤을 듯한 디자이너가 만든 머그컵 같은 느낌도 든다. 일견해도 디자인 퀄리티가 높다는 소리. 라디오라고 했지만 보기에는 주파수를 조절하는 장치가 없다. 이리저리 찾다가 제품의 하단을 보면 주파수 조절 다이얼이 있다. 놀라운 것은 주파수 조절 다이얼의 퀄리티. 뛰어난 마감의 다이얼은 묵직하게 돌리는 느낌이 좋다. 손으로 돌리는 느낌 자체는 하이엔드 오디오의 그것.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제품 마감을 보면 단순한 라디오에 불과하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Cubogo의 기능 역시 라디오와 AUX단자를 통한 외장 스피커의 두 가지로 매우 한정적이다. 음질은 하나의 독립된 구조를 가진 오디오 기기 중에서도 비교 우위를 가질 정도로 좋지만 구조적인 한계를 가진 이상 성능은 정해져 있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20만원대의 소비자 가격은 단일 라디오 가격으로는 굉장한 부담이다.
그렇다면 과연 Cubogo의 가치는 무엇일까? AUX단자가 있다곤 하지만 스피커가 하나이고 기능은 라디오밖에 없다. 스펙만 가지고 평한다면 거의 가치가 없는 제품. 그러나 Cubogo의 본질은 성능이 아니다. 손에 잡힐 때의 감촉과 두텁게 잡히는 느낌, 안테나를 뽑을 때의 아날로그적이며 역동적인 행위의 카타르시스, 다이얼을 돌리는 동작에는 마치 의사가 환자에게 청진기를 대는 듯한 조심스러움과 고요가 있다. 이런 모든 것이 Cubogo를 단순한 라디오에서 그 이상의 감성적이며 완성된 디지털 제품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