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크기: 120(W)x37(H)x62(D)mm 무게: 80g
특징 1. 클릭, 스크롤, 창 전환 등의 모든 동작이 만지는 것만으로 가능한 ‘터치 마우스’. 2. 애플 매직하우스의 아름다운 라인이 부러웠던 사람들이라면.
애플 유저들만 사용할 수 있는 매직마우스라는 제품이 있다. 매직이라는 단어가 붙은 이 마우스는 일반적인 마우스와는 다르게 버튼이 없다. 상단 표면 전체가 멀티 터치의 영역이어서다. 한 손가락을 얹은 채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이면 가로건 세로건 그 방향으로 스크롤이 되고, 두 손가락을 같이 움직이면 브라우저상에서 뒤로 가기나 앞으로 가기가 가능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술을 부린 것처럼 예뻤다. 기능의 혁신이 디자인의 진보를 이끌어낸 셈이다. 사실 주위의 디자이너 선후배들이 매직마우스를 쓰는 걸 보고 티는 안 냈지만 은근히 부러웠었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굳이 매직마우스뿐만 아니라 맥용으로 나오는 거의 모든 제품이 부러웠다. 기능이고 나발이고 일단 갖고 싶게 만드는 것. 이게 애플의 힘이고, 스티브 잡스의 힘이다(그의 죽음에 다시 한번 안타까움을).
어쨌든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의 성공에 자극을 받았는지 비장의 무기를 내놨다. ‘MS 터치 마우스’라는 이름의 제품이다. 보다시피 생긴 게 범상치 않다(김무스의 헤어스타일 같기도 하다). 마우스 중앙을 4대강처럼 가르고 있던 휠이 사라졌고, 양 버튼의 경계선도 사라졌다. 대신 엄지손가락으로 마우스 옆면을 터치하면 이전 페이지나 다음 페이지로 이동이 가능하고, 검지로 마우스 중간을 세로로 움직이면 휠처럼 화면을 스크롤할 수도 있다. 두 손가락을 동시에 움직이면 창을 최대화, 최소화할 수 있고, 세 손가락을 움직이면 사용하고 있는 전체 창이 한 화면에 정리돼서 프로그램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응?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맞다. 바로 앞에서 설명했던 매직마우스와 사실상 같은 기능. 다만 매직마우스가 윈도에서 작동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 마우스는 윈도에서도 움직이고, 세 손가락 터치가 가능하다는 것 정도가 차이점이다. 이 정도면 거의 모방 아닌가, 라고 물을 사람이 있을 텐데 아니라고는 못하겠다. 다만 윈도7에서 이 제품은 아주 훌륭한 성능을 자랑한다.
예컨대 윈도XP를 쓰던 사람들이 윈도7을 설치하고 패닉에 빠지는 건 화면 하단의 작업표시줄 창 때문이다. 윈도XP가 모든 창을 표시하는 반면, 윈도7은 작업별로 창을 숨겨놓기 때문에 여기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마우스는 손가락 3개를 위로 올리는 동작만으로 모든 창을 한눈에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나처럼 워드와 음악, 인터넷 뉴스 페이지, 메신저 등등 창을 수없이 띄워놓는 산만한 사람들에게 MS 터치 마우스의 기능은 놀랍도록 편하다.
다만 다소 무겁고, 감도도 일반 무선 마우스에 비하면 느리다. 하지만 매직마우스와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립감이 좋고, 정확도도 높으며, 왼손잡이들에게도 편하다. 무엇보다 매직마우스 못지않게 예쁘다. 결국 이 제품은 애플의 매직마우스를 부러워했던 윈도 유저들을 위한 제품이고 결과적으로 매직하우스의 불편한 점을 적당히 보완했다. 맥 사용자들을 부러워했던 이들이라면 주저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참, 이 마우스의 기능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끝으로, MS홈에서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한다.
http://www.microsoft.com/hardware/en-us/p/touch-mouse#support로 들어가서 아래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는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면 친절한 동영상 안내와 함께 멀티 터치의 세계로 빠질 수 있다. 7만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