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10월8~23일 장소: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문의: 02-889-3561~2
또다시 사극이 열풍이다. TV는 세종과 계백이 장악했고, 무대에서는 날마다 역사 속의 인물들이 새로운 스토리텔링으로 부활한다. 역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해 가장 뛰어난 콘텐츠라는 평범한 진리가 다시 한번 생각나는 순간이다.
<꿈속의 꿈>은 이러한 사극 바람의 연장선상에 선 작품이다. <삼국유사>의 매몽설화를 모티브로 해 익숙한 인물들을 무대 위로 불러낸다. “언니가 꿈속에서 오줌을 누었는데 오줌이 흘러 나라 안에 가득 찼다. 동생이 장난삼아 내가 언니의 이 꿈을 삽시다, 하고는 비단치마 한폭을 꿈값으로 준다”는 것이 매몽설화의 내용. 김유신과 김춘추의 욕망의 사다리로 이용된 자매의 삶에 초점을 맞춰 역사 앞에서는 언제나 나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꿈과 야망, 사랑과 상처를 그린다.
<꿈속의 꿈>은 한국적 색채로 가득한 무대미학을 선보인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조명, 전통악기와 클래식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음악, 한자를 활용한 독특한 의상은 설화를 소재로 한 이야기에 한국적인 미를 더한다. 인물들의 갈등과 내면을 상징하는 코러스와 국선도에 바탕을 둔 동작술, 운율을 살린 의고체의 대사도 아름답다. 동생 ‘보희’를 연기하는 배우 길해연은 요염한 팜므파탈에서 원숙한 노모까지 그야말로 팔색조의 연기를 선보인다. 2008년 서울연극제 대상 수상 작품으로, 서울문화재단의 ‘대학로 우수작품 인큐베이팅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남산예술센터에서 그 세 번째 무대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