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고 누군가 스치듯 말한다. 하물며 어디서 들었는지 서울은 춥기까지 하다면서. 지금 난 가을이 왔다는 그 누군가를 쥐어박고 싶다. 등에 흐르는 땀이 식은땀인지 구별이 힘들다. 방금 본 영화가 좋다며 누군가 스치듯 말한다. 하물며 웃음 가득 담긴 행복한 얼굴을 하면서. 지금 난 영화제를 즐기는 그 누군가를 쥐어박고 싶다가도 발걸음 잠시 멈추게 하는 그들의 모습이 한없이 부러운 부산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일까. 열기는 뜨겁고 발걸음 바쁜 여름의 시작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