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유 사랑은 얼추 15년이 넘은 거 같다. 물보다 더 많이 마시는 게 우유니 분명 내가 우유를 사랑하는 것이 맞다. 처음부터 우유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중학교 올라가면서부터 우유를 먹은 거 같은데, 나 또한 이유가 모두가 희망하는 185cm를 목표로 달려가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키가 185cm까지 컸냐…. 물론 거기까진 크지 못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신 까닭에 집에 안 계실 때가 많았다. 혼자 끼니를 챙겨먹다 보니 어머니가 안타까워하시면서 우유를 집으로 배달시키셨다. 우유를 많이 먹어야 키(?)도 크고 뼈(?)도 튼튼해진다고 해서 그때부터 물 대신 우유를 더 많이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엔 고통도 많이 따랐다. 한국인의 특성상 외국인에 비해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다보니 설사도 잦고 화장실을 하루에도 열두번은 왔다 갔다 해야만 했다. 한번은 형이랑 누가 더 우유를 많이 마시나 내기하다가 잠을 못 잘 정도로 서로를 보면서 화장실을 들락날락했었다(그날 3ℓ는 먹었던 기억이…). 한 에피소드로, 군대에서는 아침마다 200ml 우유가 보급품으로 나온다. 근데 하루에 2ℓ씩 먹던 사람이 달랑 200ml 하나만 먹으니 이건 뭐 간에 기별이나 오겠나. 그러다 보니 아침에 밥 먹으러 갈 때마다 내 눈에는 우유밖에 보이지 않았다. 계급이 안되니 눈치만 보며 선임들이 안 먹는다고 선심 쓰는 척하며 주는 걸로 갈증을 달래고 배식 당번을 맡았을 때(원래 군대 보급품은 인원수보다 조금 더 많이 나옴) 나눠주고 남은 것들을 그 자리에서 하나도 남김없이 다 마셔버렸다(그때 생긴 별명이 소새끼였음).
특히 나트륨이 많이 들어간 음식,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면 우유를 더 많이 먹는다. 물론 자기 전에도(이땐 따뜻하게 데워서) 항상 우유 한 컵을 마셔야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지인들과 음료 마시러 편의점 가면 그때도 난 우유를 집는다. 그때마다 들려오는 비난의 소리, 몸 무지하게 챙긴다고 핀잔 아닌 핀잔을 들어야만 했다. 이런 나에게 우유 값이 오른다는 얘기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였다. 남 몰래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비싼 우유 가격이 더 올랐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우유만 먹으면 배탈난다 하시는 분들, 필자 또한 처음엔 고통이 따랐다. 아주 많이 따랐다. 그래도 참고 먹다보니 나중엔 내성이 생기더라. 다이어트에 도전하고 계시는 분들, 공복으로 굶지 마시고 우유도 좋은 다이어트 식품이니 많이 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