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가로 35cm x 세로13cm x 높이 2.3cm , 무게 360g(배터리 포함)
특징: 1. 소파에 앉아 TV를 컴퓨터처럼 사용하고 싶다면. 2. 휴대가 가능할 만큼 작고 가벼운 크기. 3. 최대 10m 밖에서도 가능한 조작. 1년은 끄떡없다는 배터리 수명.
최근 퇴근 뒤의 생활에 꽤 큰 변화가 일어났다. 대형 LCD TV를 구입하고 나서부터다. 예전에는 데스크톱과 노트북만으로 모든 걸 다 해결했었고, TV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TV를 켜기 바쁘다. 채널이 수백개라 언제 어떤 프로그램이 나올지 모르는 덕분에 ‘랜덤 시청’의 기쁨을 알게 됐고, 덕분에 전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TV 동물농장>이나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열렬한 팬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노트북과 TV를 연결하면 얼마나 유용한지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
HDMI로 TV와 노트북을 연결했더니 좁은 15인치 화면에 갇혀 있던 화면들이 42인치 화면을 통해 뛰쳐나왔다. 유튜브에 널린 뮤직비디오들은 물론이고, <씨네21> 홈페이지에 있는 ‘즐감’을 통해 정당하게 다운로드받은 영화나 드라마도 큰 화면으로 보니 감동 백배. 하물며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할 때조차 그랬다. 굳이 비싼 돈 주고 스마트TV 살 필요가 뭐 있나. 이게 스마트TV다.
문제는 입력장치였다. 동영상을 감상할 때야 그렇다 쳐도, 키 하나 누르려고 소파에서 일어나 TV 앞까지 걸어가려면(혹은 기어가려면)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누운 상태로 모든 걸 조작할 수 있다면 참 편할 텐데. 로지텍의 K400은 이런 사람들을 위한 무선 키보드다.
사람들이 무선 키보드에 대해 가지는 몇 가지 편견이 있다. 키의 반응이 늦거나 키감이 떨어지는 문제. 혹은 설치의 불편함과 배터리의 문제. 실제로 몇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무선 키보드가 이런 문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간 만큼 기술력도 비례해서 올라갔다. 이 키보드는 이런 기존의 문제점들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우선 설치가 간편하다. 손톱만한 크기의 수신기를 USB 포트에 꽂기만 하면 복잡한 설치과정 없이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 크기는 30cm 자를 2개 반쯤 포개놓은 것 정도. 아주 작고 가볍고 적절하다. 거실에 둬도 흉물스럽지 않을뿐더러 가방에 넣기도 충분하다. 최근 발매된 갤럭시탭 10.1 같은 경우는 USB 포트를 지원하므로 이런 태블릿PC와 연결해서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참고로 타이핑할 때 소음은 제로에 가깝다).
제조사에 따르면 무선으로 조작이 가능한 범위는 10m 정도. 직접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반대쪽 베란다에서 눌러봐도 입력이 가능한 걸 보면 가정에서뿐 아니라 오피스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설가나 기자가 아니라면 AA 건전지 두개로 1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에너지 효율성을 갖춘 것도 매력적이다. 그래, 이 정도면 나도, 당신도 현빈처럼 ‘스마트한’ 남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4만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