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8월 1일(월) 오후 2시 장소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
이 영화
영화에서 활을 쥔 남자는 활쏘기를 여흥삼아 살고 있는 남이(박해일)다. 어린 시절 역적으로 몰린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그에게 남은 건 유일한 혈육인 동생 자인(문채원)과 아버지가 남겨준 활뿐이다. 아버지의 친구인 김무선(이경영)의 보살핌 속에서 어엿한 성인이 됐지만 과거를 보거나 무관이 될 수도 없는 처지인 그는 공부와 무예연마를 작파한 채 어떤 의지나 기대도 없이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김무선의 아들인 서군(김무열)이 자인과 혼인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친다. 자인의 행복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는 남이는 동생의 혼인식 날, 한 켤레의 꽃신을 남기고 떠날 채비를 차린다. 그런데 하필, 그날 병자호란이 발발하고 짐승 떼처럼 몰려온 청나라의 병사들은 조선인들의 목에 올가미를 걸며 인질을 사냥한다. 뜻밖의 재난에 자인과 서군 또한 포로로 잡힌다. 이때부터 동생을 구하려는 남이의 활은 조선 땅을 떠나 압록강을 건너 만주까지 날아간다. <극락도 살인사건>과 <핸드폰>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다. 8월 10일 개봉.
100자평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혼자 움직이는 남이와 그를 좇는 청나라 최정예부대와의 추격전이다. 마치 <아포칼립토>에서의 추격전처럼 숲 속에서 펼쳐지는 활과 활의 대결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박진감으로 넘친다. 그것이 자인을 향한 변치 않은 사랑이라는 멜로드라마와 조화롭게 맞물리는 느낌은 부족하지만, ‘사극 액션영화’라는 점에서 <최종병기 활>은 꽤 의미있는 성취다. - 주성철 <씨네21> 기자
<최종병기 활>은 최소한의 이야기로 감정을 쌓은 후,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영화다.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오빠의 이야기에서 납치된 연인이나 가족을 찾기 위해 말을 달리던 서부극의 사나이들이나, <테이큰> <아저씨> 같은 작품이 지는 명쾌한 즐거움을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최종병기 활>은 소재인 ’활’의 성격을 액션으로 승화시킨 후반부에 쾌감을 증폭시킨다. 활시위를 당길 때 활이 뒤틀리는 소리와 조금씩 흔들리는 화살, 목표물을 노리는 눈빛이 만들어내는 긴장과 서스펜스, 순식간에 날아가는 화살의 스피드, 그 화살이 상대방에게 맞는 순간의 물리적 타격감이 모두 영화의 액션을 폭발시키는 요소들이다. 캐릭터와 무기, 액션의 스타일이 흥미로운 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영화의 미덕을 찾을 수 있는 영화다. - 강병진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