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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dget] 너 참 똑똑하구나

청소도 이상진단도 척척, 로봇청소기 ‘로보킹’

스펙: 크기 360x90mm, 무게 3.2kg, Dual eye, HEPA필터 특징: 스마트 진단 기능으로 스스로 상태 체크. 카메라가 부착되어 정확한 청소가 가능.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디자인.

전자제품 중에서 가장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느낌이 드는 제품은 무엇이 있을까? <레드 플래닛>(안토니 호프먼 감독)에 등장했던 플랙시블한 LCD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고, 손톱만큼 작지만 예전 슈퍼컴퓨터급 성능을 지닌 CPU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각적, 감성적, 하드웨어적으로 바라보아도 로봇청소기만 한 것이 없다. 로봇청소기에서 일단 로봇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자체가 어쩐지 비현실적이다. 더군다나 로봇청소기가 청소하는 모습이 SF영화에서 많이 보았던 로봇이 시중드는 모습에 가까운 것도 그렇다. 급기야 이런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우리의 모습이 어쩌면 벌써 공상과학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로봇청소기의 발전 속도는 어쩐지 느리다. 초기에 출시되었던 1세대형 로봇청소기를 생각해보면 벌써 직립보행 정도는 할 것 같은데 아직 초기 로봇청소기의 많은 부분을 답습하고 있다. 여전히 동그랗고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으며 팔다리는커녕 얼굴도 없다(비인간형 로봇의 대표 격인 R2D2도 팔다리는 있었다). 기존 청소기에 비해 깨끗하게 청소되지 않는다는 점, 가격이 비싸다는 점, 소음이 많다는 점 등 도리어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욱 부각되는 형편이다. 비록 그것이 로봇청소기를 가지지 못한 자들의 시기와 질투라 해도 로봇청소기의 대중화에 악영향은 주는 건 맞다. 중국산 저가형 제품의 등장은 여기에다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자연스럽게 시장 규모는 축소되는 분위기였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말이다.

아이레보와 함께 우리나라 로봇청소기 시장의 쌍두마차라 할 수 있는 LG에서 과감히 새로운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스마트 진단기능을 갖춘 2011형 로봇청소기 ‘로보킹’이다. 사실 로봇청소기만큼 로봇이라는 가치와 다르게 수난을 당하는 가전제품도 없다. 벽에 머리박기가 일쑤고 아이들에게 발로 차이거나 ??히며 심지어 개에게 물어뜯기는 경우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장이라는 요소도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스마트 진단 기능이 추가된 이유다. 어쨌든 ‘난 소중하니까’, 아니 로봇청소기가. 스마트 진단 버튼을 3초간 누르면 알아서 스스로의 몸상태를 점검하고, 청소하는 척하면서 스스로 진단하고 대처 방안까지 알려준다고 하니 그 똑똑함이 두려울 정도다. 잠자는데 로봇청소기가 올라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5세대에 이르는 최신형 로보킹은 눈이라고 할 수 있는 카메라가 부착되어 있다. 천장과 바닥을 보면서 스스로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저장하여 청소를 한 곳과 안 한 곳을 구분할 줄 안다. 진짜 로봇다워졌다. 로봇청소기가 시끄러워서 외출 때나 켜놓고 나갔었는데 로보킹은 소음수준이 40db밖에 안된다. 가정에서의 생활소음 정도인데 청소기치고는 굉장히 조용한 편이다. 전체적으로 센서의 정밀도가 높아져 더욱 정밀하게 청소가 가능하고 배터리의 성능이 좋아져 더욱 오래 청소를 한단다. 극세사 패드가 달려 있어 걸레질을 하거나 자동충전, 헤파필터 같은 것은 이미 기본 중 기본. 마치 ‘트론’이 던지면서 싸울 것 같은 슬림해 보이는 원형 디자인은 무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문제의 가격은 70만원대. 청소기치고는 비싸지만 로봇치고는 저렴하다 위안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