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한여름의 땡볕 속 현장. 촬영에 한창이던 사람들도 그늘 속으로 사라진 그 시간. 넓은 마당을 쉼없이 돌고 또 도는 한 사람, 여배우만이 움직인다. 카메라도 쉬고 조명도 쉬고 보는 사람 없는데 그만이 움직인다. 연습 중인 배우의 치맛자락과 가볍게 나아가는 고무신이 순간 반짝인다. 끝나지 않을 듯 움직임은 햇살과 함께 한동안 계속된다. 그렇게 영화의 한 부분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