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7월 8일(금) 오후 2시 장소 왕십리 CGV
이 영화 무대는 명동과 인천공항철도를 비롯 서울, 경기 일대의 모든 도로다. 왕년의 폭주족이었던 기수(이민기)는 어느 날 아이돌 가수 아롬(강예원)을 태우고 이동한다. 사실 아롬은 ‘춘심’이라는 본명을 지닌 과거 기수의 여자친구였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남자로부터 괴전화가 걸려와 아롬의 헬멧에 폭탄이 장착돼 있다는 전화를 받는다. 살기 위해서는 그 남자가 시키는 대로 서울 이곳저곳에 폭탄을 배달해야 한다. 강남대로에서의 폭발, 명동 상가에서의 추격전 등 서울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기수와 아롬은 졸지에 범죄자로 몰린다. 이에 교통경찰이자 과거 아롬을 사모했던 명식(김인권)이 옛 폭주족 친구들을 소집해 그들을 추격한다. 이제 기수와 아롬은 경찰의 포위망을 뚫으면서 괴전화를 거는 남자의 정체까지 밝혀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100자평
‘한국판 <스피드> 혹은 <택시>다. 시속 50마일로 이하로 속도가 떨어지면 폭발하는 <스피드>(1994)의 버스는 주인공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10미터 이상 떨어지거나 30분 안에 배달을 완수하지 못 하면 폭발하는 헬멧으로 바뀌었고, 프랑스에서 가장 빠른 피자 배달부로 추앙받다 스피드건도 추적하지 못 하는 시속 220 킬로미터의 총알 택시기사로 전업한 <택시>(1998)의 다니엘은 왕년의 폭주족 생활을 청산하고 청담에서 상암까지 무려 20분 만에 주파하는 최고 퀵서비스맨의 몸으로 빙의됐다. 영화가 시작하고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끝난 뒤 곧장 폭탄이 내장된 헬멧을 쓴다. 더불어 특수효과로만 점철된 것 같은 이 영화에서 진짜 백미는 명동 상가 추격신에서 보듯, 그리고 마지막의 NG 장면 모둠에서 보듯 제작진의 땀 냄새가 먼저 진동한다는 점에 있다. 모처럼 느끼하지 않은 순수 오락영화를 만났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기대만큼의 속도감은 없다. <퀵>의 오토바이가 전하는 쾌감은 오히려 도시의 건물을 뛰어넘고, 원심력으로 터널을 통과하는 등의 아크로바틱한 액션에 있다. 인물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있지 않을 때, 재미가 더 크다는 것도 의외의 특징이다. 일정거리 이상 떨어지면 폭발하는 폭탄의 긴장감, 인물들의 쉴 새 없는 대사에서 비롯된 유머 등이다. 심지어 목소리로 등장하는 악역도 무게만 잡지 않는다. 오토바이 엔진의 분당회전수 보다 웃음의 빈도수가 더 돋보이는 영화다. 강병진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