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7월13∼20일 장소: 서울 마포구 서교예술실험센터 문의: 02-333-0246
어떤 이는 10초에 100m를 내달리고, 어떤 이는 10초에 얼토당토않은 재미를 새긴다. 엔딩 크레딧을 뺀 10초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축제, ‘10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돌아왔다. 올해 2회를 맞는 10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서울시창작공간 서교예술실험센터의 2011년 정기 공모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선정팀 ‘스튜디오 쉘터’가 페스티벌을 운영한다.
행사는 전시(7월13~20일)와 상영(7월16일)으로 나뉜다. ‘애니메이션의 조건 전’이라는 이름을 단 전시회는 ‘애니메이션이 스크린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제2회 10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스크린에 걸린 만화영화’가 아니라 ‘스크린 밖으로 확장된 애니메이션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상영회에선 10초 애니메이션의 은근한 중독성을 맛보게 될지도 모른다. 1회 출품작들을 영화제 공식 블로그(blog.naver.com/10sani)에서 볼 수 있는데, 한편 한편 무심코 영상을 보다보면 귀여워서 황당해서 어이없어서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온다. 물론 박장대소를 기대하지는 말자.
10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또 다른 재미는 별난 시상식에 있다. 누구나 심사위원이 될 수 있고 미리 접수만 하면 누구나 시상자가 될 수 있다. 가장 손이 적게 간 작품에 수여하는 골든핑거상, 의도치 않게 호응이 좋아 주는 후루쿠상, 십초 동안 명상하는 기분이어서 주는 십초명상, 딴짓하느라 못 봤으니 다음에 보여달라는 뜻의 스미마상 등 자유롭게 자신만의 상을 만들어 시상하는 게 가능하다. 언뜻 유치한 장난 같다는 인상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상식파괴와 유희추구야말로 10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