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선 / 웹진 '보다' 편집장 ★★★☆ ‘참조’ 혹은 ‘레퍼런스’에 관대한 편인 나도 칵스의 지난 EP를 대놓고 좋아하고 지지하기엔 망설여지는 면이 있었다. ‘스타일’을 넘어서 특정 곡들을 모사한 흔적이 너무 짙어서였다. 완전히 그림자를 걷어내진 못했지만 이번 앨범에선 그 흔적들이 옅어져서 마음이 좀 놓였다. 그 단점을 뺀다면 여전한 칵스만의 장점이 있다. 세련되고 에너지가 넘치며 춤을 추게 만든다.
이민희 / 웹진 '백비트' 편집인 ★★★☆ 몇년 사이 부상하고 흥한 밴드는 두 갈래로 요약되는 것 같다. 장기하와 얼굴들, 10cm(재치의 사운드), 그리고 국카스텐(무게의 사운드). 후자에 칵스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누군가와 비슷하다는 의혹을 잊었고, 연주를 부각하는 대목이 늘 짜릿했고, 다음 마디에선 어떤 사운드를 선보일지를 기대하면서 흐뭇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가사 전달이 약간 떨어지는데 그건 차차 보완할 것인지 아니면 특색으로 유지될지 지켜볼 예정이다.
최민우 / 웹진 '웨이브' 편집장 ★★★ 사전 정보 없이 들을 경우 아마 많은 사람들이 ‘외국(이라 쓰고 영국이라 읽는 지역)의 최신 록 음악 같다’고 말할 것이다. 그것이 음반의 장점이자 한계이며, 발군의 리듬감과 잘 조율되고 통제된 사운드에도 불구하고 전적인 지지를 보내기 어려운 이유다. ‘글로벌 스탠더드’(그게 뭔지 나는 모르겠다)로의 발돋움인지 애매한 트렌드 추종인지 감이 안 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EP 때는 이런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은데.
차우진 / 음악평론가 ★★★★ 한국에서 영국 록의 최신 유행을 반영한 밴드는, 적어도 1년 전에는 EP를 발표한 칵스가 유일했다. 하지만 지금은 글렌체크도 있고 와그와크도 있다. 여기서 이들은 영리하게도 “열두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라면서 슬쩍 자신의 인장을 새겨넣는다. 이런 재치는 ‘영어 가사 틈에서 영어처럼(리드미컬하게) 발음하는 한국어 가사’로도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