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9일까지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 02-758-2150 무대는 차숙이네 집 건설현장. 차숙이네가 옛날 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집을 짓고 있다. 현장에는 이차숙 할머니와 그의 아들딸들, 그리고 인부 셋, 이웃 등이 들락날락한다. 그 집에 들어가 살 사람, 그 집을 짓는 사람, 그 집을 지켜보는 사람들이다. 연극은 직접 무대 위에 집을 지어나간다. 연극과 건축의 만남, 이 점이 흥미롭다. “한장 가네, 두장 가네, 세장 가네~.” 거푸집을 나르는 인부들의 걸쭉한 목소리와 집이 완성돼가는 과정의 풍경과 갈등이 긴장감있게 펼쳐진다. 망치가 쇳덩이를 박을 때 나는 청량한 쇳소리, 모래를 푸는 삽과 모래 사이의 마찰소리, 육중한 포클레인의 섬세한 움직임, 몸이 바쁜 인부와 입이 바쁜 감독관의 움직임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그러면서 묻는다.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 극중 배우는 말한다. “제가 까치가 집 짓는 것을 봤는데요. 까치가 딱 좋은 나뭇가지를 물고 하늘로 올라가려다가 나무가 무거워서 떨어지고 바람이 부니까 몸을 휘청하는데도 나뭇가지는 꼭 물고 놓지 않더라니까요. 근데 까치는 저 살려고 집 짓는데 사람은 뭐하려고 집 짓는지도 모르고 집 짓고 허물고 땅 파고….” 뜨끔하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집은 ‘사는 곳’이 아니라 ‘사는 것’이 되었다. 이 연극은 우리에게 숙제를 내고 있다. 그리고 그 답을 어렴풋이 느끼게 한다. <1동 28번지, 차숙이네>는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놀땅이 2011 시즌 공동 제작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