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도 무섭다’가 과장된 말이 아닌 걸 알아차린 건 최근이다. 길을 나서기만 해도 얼굴 반만 한 크기의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1분 간격으로 만나게 되니까. 처음에는 뭐 저렇게까지 하나 싶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나 역시 마스크를 하나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바깥에 나가기가, 아니 바깥에 나가서 숨쉬기가 점점 무서워져서다. 황사에, 방사능에, 매연에, 바이러스에. 이렇게 숨쉬는 것까지 걱정해야 할 순간이 올 줄이야.
어쨌든 황사나 방사능이야 도리가 없다. 하루 종일 지하벙커에서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피해갈 수 없는 종류의 것들. 하지만 바이러스는 얘기가 좀 다르다. 노력 여하에 따라 피해갈 확률도 꽤 된다는 말. ‘공기 제균기’라는 타이틀로 출시된 LG 바이러스 프로는 바이러스나 보이지 않는 곰팡이에 남모를 공포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쉽게 말해 집 안 공기를 맑게 해준다. 맑게 해줄 뿐만 아니라 어지간한 바이러스들은 다 자체적으로 없앤다. 어느 정도냐면 대장균, 녹농균,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폐렴균 및 홍콩독감균같이 질병을 유발하는 대부분의 균들을 99% 이상 제거한(단)다. LG는 자사만의 독자적인 기술인 ‘나노 플라즈마 이온’ 덕분이라고 자랑하는데 꽤 근거가 있는 말이다.
‘나노’라는 단어는 자주 들어봤는데 ‘플라즈마’는 잘 모르겠는 단어. 플라즈마는 쉽게 말해 고체, 액체, 기체 외에 제4의 물질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체에 계속해서 에너지를 공급해주면 양이온과 음이온이 생기는데 플라즈마 상태에서 발생한 이온은 정화력이 상당히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제균기’라는 타이틀에는 어울리는 기술이다.
여기까지만 말해도 기겁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독 공기청정기만 틀면 두통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들. 그 두통은 오존(O3)의 영향 때문인데, 그렇게 예민한 이들이라 해도 이 제품은 크게 걱정할 것 없다. 기존 제품들처럼 오존이 아니라 이온을 이용해 공기를 정화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집 안에서 나는 각종 냄새(담배 냄새나 벽지 냄새 등)의 탈취 기능을 겸비하는 기특함도 보인다. 하지만 누군가가 묻는다. “그럼 공기 청정기랑 다른 게 뭔데?” 맞다. 똑같다. 하지만 공기 청정기는 부피가 크고, 전기 사용량도 많으며, 결정적으로 비싸다. 하지만 이 제품은 제균 기능에 특화된 제품인 만큼 크기가 작아 공간 활용도가 높고, 못생기지 않았으며, 24시간 켜둬도 월 전기료가 700원 미만이라 한전 민영화에도 덜 민감하다. 다만 크기가 작은 만큼 3평 정도의 공간에 딱 어울린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하지만 침실이나 사무실 책상 앞에 두기에는 충분하다. 곧 다가올 무더위에 에어컨이나 선풍기와 함께 틀어두면 안심하고 심호흡을 해도 괜찮겠다. 가격은 15만9천원인데, 맑은 공기를 위해 투자하는 셈치자면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