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의 사회학적 상상력>
6월8일까지(10시~18시) / 금천예술공장 전시실 P.S. 333 및 창고동 외 / 02-807-4800 만약 당신이 발붙이고 사는 이 도시에 사회학적 상상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주문받는다면 어떤 시도를 하겠는가. 서울문화재단 서울시창작공간 금천예술공장 2기 입주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엿보자. 먼저 프랑스 출신 줄리앙 코와네의 지도 그리기. 코와네는 “지도도 하나의 풍경화”라고 말한다. “고대 지도를 보면 걸작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정교하고 아름답다. 역사가 그대로 살아 있다.” 내비게이션이 길안내를 대신하는 요즘, 사람들은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와 같은 질문을 더이상 던지지 않게 됐다. 코와네는 금천구 독산동, 가리봉동 일대를 두발로 직접 걸으며 ‘진짜’ 서울을 느꼈다고 한다. 도시와 접촉하는 방법은 이렇듯 의외로 간단할지 모른다. 임흥순은 금천지역 주부 8명의 지극히 개인적인 수집품을 공개하면서 ‘사적인 박물관’이라 이름붙였다. 굳이 전시관에 가지 않아도 늘 보게 되는 것들, 결혼사진이나 자격증 같은 것을 모아 만든 박물관이다. 임흥순은 사적인 박물관을 통해 개인의 경험과 보편적 역사-도시의 역사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그외에 이병수는 추상이 아닌 구체로서의 ‘희망’에 다가가는 ‘희망찾기’ 프로젝트를 실천했고, 김정옥은 금천예술공장 주변의 공장 14군데를 방문해 공장그림을 그렸다. 개막식에서 김정옥의 공장스케치는 ‘한 그림 한 공장 증정식’을 통해 각 공장에 전달됐다.
20팀의 예술가가 참여한 이번 기획전은 6월8일까지 금천예술공장 일대에서 만날 수 있다. 참고로 금천예술극장은 독산동의 한 인쇄공장을 리모델링해 2009년 10월부터 시각예술 전용 작업실로 사용되는 공간으로, 지난해 금천예술공장 1기 입주예술가들의 기획전이 ‘풍부한 무질서’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올해가 두 번째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