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5월 16일(월) 오후 2시 장소 왕십리 CGV
이 영화 갤러리를 운영하는 수영(김지호)는 낡은 단독주택에서 홀로 지내는 아버지(남명렬)가 원망스럽다. 그러나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오랫동안 아버지 곁을 지켜온 반려견 수철이를 통해 아버지가 남긴 선물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고마워, 미안해>) 노숙자 영진(김영민)은 그 일대를 주름잡는 노숙자 패거리의 강요에 못 이겨 유기견 쭈쭈를 분양받는다. 패거리는 쭈쭈를 잡아먹으려 하는데, 영진은 자기도 모르게 애절한 눈빛의 쭈쭈를 구조한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인간과 개는 서로에게 유일한 친구가 된다.(<쭈쭈>) 6살 소녀 보은(김수안)은 백구 ‘보리’를 친동생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시골에서 올라온 친할머니는 “집 안에서 털 날리는 짐승 키우는 거 아니다”라며 막무가내로 보리를 데려간다.(<내 동생>) 고양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혜원(최보광)은 밤마다 길고양이 출몰 장소에 밥과 물을 놓아준다. 어느날 2주 동안 혜원의 집에 머물게 된 아버지(전국환)는 이런 딸이 못마땅한 나머지, 혜원이 돌보던 고양이 나비를 몰래 쫓아버린다.(<고양이 키스>)
100자평
우리 모두 어린 시절 잠시 곁에 머물렀던 강아지 혹은 고양이에 대한 추억이 있다. 아이가 엄마를 세상의 중심으로 여기는 것처럼, 어릴 때 키우던 그 강아지와 고양이는 나를 세상의 중심처럼 우러러봤다. 작고 연약한 존재들끼리 본능적으로 감지하는 특별한 교감, 서로를 이질적인 존재로 경계하지 않은 채 똑같은 생명체로 받아들이는 태도. 반려동물에 관한 옴니버스 영화 <미안해, 고마워>는 우리가 한동안 잊고 있던 그런 따뜻하고 착한 마음을 일깨운다. 송일곤 감독의 <고마워, 미안해>가 반려동물에 대한 추억을 다소 예상 가능한 평범한 톤으로 처리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노숙자와 우정을 주고받는 반려견이라든가 강아지를 (동물이라기보다는)인간 동생으로 여기는 소녀의 천진함, 길고양이의 고된 운명에 노심초사하는 ‘캣맘’의 따뜻한 마음 등은 동물을 소재로 했던 기존 영화들의 틀거리를 훌쩍 뛰어넘는 시도다. 김용언<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