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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과 욕망이 빚어낸 세상..'미스 리플리'>
2011-05-17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돈도 없고 학벌도 없고 운마저 없는 여자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뭘까.

M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의 여주인공 미리(이다해)는 거짓말을 택한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에서 알랭 들롱이 연기한 청년 리플리처럼 미리는 거짓말로 세상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 세상을 속이기 시작한다.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우연히 시작한 거짓말 하나로 그에게 절대 열리지 않을 것 같던 세상의 문들이 열리기 시작한다.

MBC가 '짝패' 후속으로 선보이는 '미스 리플리'는 한 여자가 성공을 위해 거짓말의 수렁에 빠져들면서 벌어지는 파국을 그린 드라마로, 개인의 욕망과 세상의 모순에 초점을 맞춘다.

이야기는 후쿠오카 외곽에서 밑바닥 생활을 하던 미리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한국에 와 동경대를 졸업했다는 거짓말로 고급호텔 취업에 성공하는 데서 시작한다.

미리는 호텔회장의 사위이자 총지배인 명훈(김승우)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면서 성공을 향해 나아가던 중 자신을 좋아했던 유타카(박유천)가 굴지의 리조트 후계자란 사실을 알고 그에게 접근한다.

17일 장충동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다해는 "이제껏 했던 역할과 굉장히 다르다"며 "언제나 꿈꿔왔던 캐릭터다. 그간 착하고 발랄한 역할만 했었는데 이번에 시원시원한 역할을 맡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미리는 선과 악을 굳이 따지자면 악에 가까운 인물"이라며 "순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캐릭터는 아니지만 불쌍한 면도 있고 세상으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아 세상과 맞닥뜨려 싸울 수밖에 없는 여자"라고 설명했다.

명훈 역의 김승우는 "40대에 불현듯 찾아온 첫사랑을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명훈은 능력있는 경연인으로, 늘 1등을 목표로 살았고 실제 1등의 삶을 살았기에 인생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호텔 명문가의 무남독녀와 결혼해 총지배인의 자리에 올랐지만 미리를 만나면서 격정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김승우는 "어렸을 때 멜로 연기를 많이 했는데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지고 재미가 없어졌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다시는 멜로를 안 하리라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내 나이에 맞는 깊은 사랑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났다"고 말했다.

2001년 '호텔리어'에 출연했던 그는 "'호텔리어'에서는 당시 내 나이에 맞는 30대를 연기했는데 그때보다는 진지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나를 괴롭히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며 "한동안 내 연기가 정체된 것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30대 중반이 지나면서부터는 나를 괴롭힐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차승원을 비롯해 또래 남자배우들이 브라운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데뷔할 때만 해도 30살이 넘으면 주인공을 못한다고 했었다"며 "그 나이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건 그 나이에 맞는 깊이감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박유천이 연기하는 유타카는 외모, 능력, 성격 모두 빠지지 않는 '엄친아'로 재벌가 후계자지만 시장이나 분식집을 좋아하는 서민적인 면모도 지녔다. 미리와 달리 그는 진정한 사랑을 믿는다.

'성균관 스캔들'에 이어 두번째 작품에 도전하는 박유천은 "부담이 굉장히 컸다"며 "차기작을 결정하면서 다른 배우들도 이런 부담을 거쳐가셨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결정을 하고 나서도 정말 잘할 수 있을까란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강혜정은 미리의 과거를 아는 희주를 연기한다.

희주는 착하고 순수한 인물로 호텔에 취직하면서 고아원에서 헤어진 미리와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다. 그는 미리의 음모를 알고 이를 밝히려다 위험에 빠지게 된다.

강혜정은 "드라마의 진지한 면에 많이 끌렸다"며 "동시간대 다른 방송국에서는 가벼운 드라마를 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안에서 진지한 얘기를 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박유천의 동생인 신인 배우 박유환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미스 리플리'는 학력 위조 등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신정아 사건을 모델로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제작 당시부터 회자됐던 작품으로, 오는 30일부터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55분 방송된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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