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KBS가 국내 최초로 제작한 3D TV 드라마 '스마트 액션'이 2011 세계공영TV총회(INPUT)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스마트 액션'은 12일 오후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NPUT의 '열광하는 10대 : 젊은 시청자를 위한 픽션' 세션에서 첫 공식 상영됐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게임을 접목한 스토리의 '스마트 액션'은 장자의 호접몽에서 출발해 게임 속 세상과 현실을 오가며 펼쳐지는 무술대결을 그리고 있다.
총 38분 분량으로 제작됐으며 단계별로 진행되는 게임처럼 다음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며 끝난다.
첫 3D 드라마인 만큼 제작진은 스토리보다는 기술적인 면에 신경을 썼다. 무술 대결에서 봉이 쭉쭉 늘어나고 사과가 날아다니며 가격을 당한 주인공의 몸이 뒤로 튕겨나가는 슬로모션 동작에서 만화처럼 몸이 여러겹으로 표현되는 등의 효과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스토리는 단선적이었으며 속도도 느려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함을 안겨줬다. 또한 '지금 이 순간이 누군가의 꿈인지 모른다는 나른한 느낌'에서 출발하는 스토리는 서구권 관계자들에게는 생소하면서도 다소 어렵게 다가간 듯했다.
이 세션을 진행한 핀란드 YLE 방송의 리셀롯 포스먼 PD는 "TV에서 3D는 아주 용감한 접근법이며 결코 쉬운 방법이 아니다. 그럼에도 적은 제작비로 이러한 콘텐츠를 제작했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스마트 액션'의 제작비는 1억 5천만 원이며, 촬영에 2주, 후반작업에 3개월이 소요됐다.
포스먼 PD는 "청소년들이 점점 공영방송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들은 3D와 판타지, 게임, 액션에 열광하는데 공영방송 채널들은 젊은 층을 겨냥한 드라마에서 여전히 현실주의를 고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3D 콘텐츠가 공영방송에서 이탈해가는 젊은 층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스마트 액션'은 무척 흥미로운 콘텐츠"라고 말했다.
그러나 드라마는 역시 스토리가 관건이다. 3D라는 새로운 표현 방식도 스토리가 받쳐주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이날 '스마트 액션'을 본 세계 각국 방송 관계자들의 질문도 기술적인 면보다는 스토리에 집중됐다.
이들은 연출자인 김형준 PD에게 스토리와 캐릭터, 주제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김 PD는 "게임과 스마트폰, 게임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정체성 혼란 등을 접목해 스토리를 만들었다"며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은 제작비가 적어서이기도 했지만 후속편 제작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D 드라마가 인물간의 관계와 감정의 깊이를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PD는 "3D 드라마는 인간의 감정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아니라 인물의 액션과 동작에 주안점을 둔 콘텐츠"라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동작을 강조한 액션 장르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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