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학교 땡땡이 치고 지금 어디 가시나요 나미양? =뉴욕 제기랄 가보지도 못했다 뉴욕 yeah, yeah~.
-대답은 안 하시고 참 요상한 노래를 부르시네요. 무슨 노래인지. =기자님 정말, 런던 보이스의 <할렘 디자이어>도 모르셔요? 그 앞부분 아니어요. 박자 맞춰 음정 맞춰 한번 따라 불러 보셔요. 전 나중에 꼭 나이키 신고 뉴욕에 갈 꺼구만요.
-지금 표준어가 좀 어색하신데 그냥 사투리 쓰셔도 됩니다. =워메나 무슨 말씀을 그러코롬 하셔요. 제가 언제 사투리를 썼다고 그러신당가요. 저는 광주에서 태어났어도 서울·경기 지역에서만 전학 다니면서 아주 오래 살았구만요. 가끔씩 제가 고향이 광주라고 밝히면 친구들이 전혀 몰랐다며 얼매나 깜짝 놀라는지 아셔요?
-아무튼 7공주파의 일원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그간 마음고생도 많으셨을 텐데. =네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사실 저도 광주에서 쪼까 싸운다면 싸우는 애였는디 서울에 오니까 일단 아그들이 체격이 다르니깨. 내 뒤에 앉아 있는 춘화 보셔요. 갸를 누가 학생으로 보간디요. 내가 좀 싸우는 애였다, 껌 좀 씹었다, 그런 얘기를 아예 할 수가 없더라구요. 내가 영화에서 얌전하게 있는 건 실제 내 성격이 아니라, 아예 싸울 일을 만들지 말자, 조용히 지내자, 뭐 그런 생각에서 컨셉을 잡은 거당께요.
-수지하고는 어떠셨나요? 아줌마 코스프레하고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생긴 건 퇴깽이처럼 귀엽고 예쁘게 생긴 것이 딱 여시여요. 어떨 때는 코도 오똑한 게 음식을 야물야물 씹고 있으면 딱 맴생이처럼 순해 보이고 참 매력이 철철 넘쳐 흐르지라. 남자들이 거시락마냥 슬슬 기어댕기고 깨구락지마냥 폴짝폴짝 재롱을 부리고 갱아지마냥 졸졸졸 따라다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니께요. 내 첫사랑 오빠도 그래서 그녀에게 반했겄지요. 엉엉.
-이 자리를 빌려서 배신자 오빠에게 시원하게 욕 한번 하시죠. =대굴빡을 확 그냥 조사버려…. 아이구 아녀아녀, 욕은 무슨요. 저 그런 사람 아니어라. 그냥 꼭 한번 보고 싶어요. 좌우당간 제 맴은 갈대랑께여라. 안되는디 왜 이러는디 하면서도 어쩔 수가 없었어라. 헤어지믄 남이간디 그래도 전 오빠가 좋아부요. 영화맹키로 허벌나게 사랑한당께라. 오빠도 제발 말해보씨요, 음악카페에서 노래 들려주고 다른 학교 나쁜 가이내들 혼꾸녕 내줄 때는 나한테 마음이 있었다고 말이어라. 수지보다 나를 먼저 좋아한 건 맞다고 말이어라. 흑흑.
-너무 감정이 격해지셨군요. 암튼 힘내십시오. =그래야지요. 지나가분 버스 다시 잡아 머하간디. 우리 뿌사리 타고 시내 나가서 비암이나 몇 마리 잡아먹어야 쓰겄네요. 수고허쇼이.
(*맴생이-염소, 거시락-지렁이, 뿌사리-황소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