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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에 관한 아쉬운 보고서..'마이더스'>
2011-05-04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탐욕에 관한 보고서를 쓰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SBS 월화극 '마이더스'(극본 최완규, 연출 강신효)가 애초의 기획의도를 절반 정도만 살린 채 용두사미로 막을 내렸다.

4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마이더스'는 전날 마지막회에서 전국 시청률 16%, 수도권 시청률 17.3%를 기록했다.

이는 경쟁작인 MBC '짝패'에 근소하게 뒤진 것으로, 방송 내내 '짝패'와 도토리 키재기 식 경쟁을 펼치다 결국 스토리에 힘이 빠지면서 마지막회에서 '짝패'를 이기지 못했다.

이날 '짝패'의 시청률은 전국 16.1%, 수도권 18.3%로 집계됐다.

같은 시간 방송된 KBS '동안미녀'의 시청률은 6.3%였다.

시청률을 떠나 '마이더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허준' '주몽' '올인'의 최완규 작가 작품이자 경제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초반 시청률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으면서 스토리의 방향이 급선회됐고 이 과정에서 곳곳에 누수 현상이 일어나 목표했던 결과를 내지 못했다.

드라마는 '개천에서 난 용'인 펀드매니저 김도현이 백지수표와 함께 재벌가의 은밀한 제안을 받고 돈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탐욕에 눈이 먼 김도현이 오랜 연인도 버리고 질주하는 과정에서 돈이 인간 위에 군림하는 상황이 얼마나 처절한 결과를 내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그러나 애초 계획과 달리 김도현의 질주는 금세 중단됐다. '마이더스'가 선과 악의 대비라는, 한국 시청자에게 익숙한 드라마 구조가 아닌, 김도현과 유인혜(김희애 분) 두 악이 이끌어가는 구도로 전개되다보니 초반 폭넓은 시청층을 사로잡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치자 작가는 김도현을 바로 경제사범으로 엮어 감옥에 보냈고 출소와 함께 개과천선해 '정의'를 실현하는 데 몸을 던지게 했다.

제작진은 "시청자가 감정이입을 할 대상이 불분명했던 것 같아 급하게 스토리를 수정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도현이 일찍부터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드라마는 본의 아니게 경제 이야기를 더욱 전문적으로(?) 파고 들어야했다. 또 도현의 배신으로 복수에 나설 예정이던 정연(이민정)의 역할이 어정쩡하게 돼버리면서 스토리 측면에서 힘이 많이 떨어졌다.

론스타 사태를 패러디한 론아시아 이야기, 재벌가 비자금과 주가조작, 부실은행 구조조정, 재벌가의 30년 가신 변호사의 양심선언 등이 밀도 있게 그려졌지만, 뉴스에서 늘 보는 딱딱한 이야기인 탓에 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여성들을 공략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드라마는 국내에서 본격 경제드라마의 스타트를 끊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방송 도중 내용이 대폭 수정되면서 제작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드라마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는다.

'마이더스'의 김영섭 SBS CP는 "쉽지 않은 경제 드라마를 만들어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모두가 천편일률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와중에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마이더스'는 무엇보다 김희애, 천호진, 윤제문, 장혁 등 출연진의 발군의 연기력이 빛났던 작품이다. 이들의 연기력이 응집된 덕에 그나마 초심을 잃고 방황하는 와중에도 평균 시청률 13.8%를 기록할 수 있었다.

6년 만에 복귀한 김희애는 탐욕에 사로잡힌, 카리스마 넘치는 펀드매니저의 모습을 멋지게 연기했고, 천호진과 윤제문 등 조연들의 내공이 꽉찬 연기는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폭력적이고 비열한 재벌 황태자에서 끈 떨어진 '허당'의 모습까지 폭넓게 연기한 윤제문은 이 작품을 통해 안방극장에 확실히 자리를 잡는 성과를 냈다.

드라마는 마지막회에서 등장인물 모두가 한때 품었던 탐욕에 대해 반성하고 착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일찌감치 긴장감이 떨어진 까닭에 권선징악에 대한 카타르시스는 크지 않았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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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