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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 음원 장사에 가요계 '반발'>
2011-04-15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방송사들이 잇따라 음원 장사에 나서자 가요계가 강력 반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음악채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와 MBC TV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MBC TV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등이 잇따라 출연진의 방송 음원을 엠넷닷컴과 멜론, 벅스 등 음악서비스 사업자들과 손잡고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과 관련,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음악 시장을 고사시키는 비즈니스라며 대안 모색에 나선 것.

음반기획사 대표 등으로 구성된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최근 관련 회의 열어 방송 프로그램들의 음원 판매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 관계자는 15일 "최근 대책회의에서 음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주 방송되는 출연진의 음원을 한장의 CD에 모아 OST로 발매하던지, 멜론과 벅스 등의 음악사이트가 아닌 iMBC 등 자사 사이트에서 프로그램 음원을 판매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방송사들이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벌이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최근 가수들을 단체로 묶어 해외에서 고가의 티켓을 팔며 한류 공연 장사를 하더니 이제 음원 장사에도 나서는 것은 방송사가 거대 기획사로 군림하겠다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가요계가 이같이 반발하는 것은 방송 프로그램의 이벤트성 리메이크 음원들이 전파의 힘을 바탕으로 음악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억대의 자본을 들인 가수들의 창작 음반이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실제 멜론에서 유통된 '나는 가수다'의 음원인 김범수의 '제발'은 수일 동안 각종 음악차트 1위를 석권했고 김건모, 이소라, YB, 백지영, 박정현, 정엽 등이 부른 곡도 10위권을 싹쓸이 해 이 시기 신보를 발표한 가수들은 기를 펴지 못했다.

방송사들은 '프로그램 다시 보기' 등 각종 콘텐츠를 재활용, 수입을 거둬들이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다 출연 가수에게 음원 수익을 배분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음반기획사 대표들은 "궁극적으로 수익을 배분받는 출연 가수에게도 독"이라며 "자신의 음원이 남발되는데다, 여러 프로그램에서 매주 수십곡을 쏟아낸다면 그 가수가 신보를 낼 경우에도 똑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들 대표는 "슈퍼스타K 2'도 음원으로만 수억원의 수익을 거뒀다"며 "방송사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광고와 PPL(간접광고) 등의 수익을 거두면서 음원 제작비도 안 들이고 수익을 챙기는 것은 불공정한 장사다. 가요계는 이동통신사와의 부당한 수익 배분으로 가뜩이나 힘든데 이제 방송사와도 수익을 나눠야 해 음반 재투자에 더 고전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목소리가 계속되자 '나는 가수다' 제작진은 출연진과 음원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가수들의 신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멜론에 '나는 가수다'의 별도 차트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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