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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의 <킬 빌>, 폴 토머스 앤더슨의 <펀치드렁크 너클 러브>, 토드 헤인즈의 <파 프롬 헤븐>
2002-01-04

2002 기대작 총집결

복수는 그녀의 것

프로젝트10-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

Kill Bill 제작 어 밴드 어파트 배급 미라맥스 출연 우마 서먼, 워런 비티, 소니 치바

<재키 브라운> 이후 쿠엔틴 타란티노가 다시 감독 의자에 앉기까지, 무려 5년이 흘렀다. 그동안 다른 영화의 프로듀서 및 연기자로 외도(?)를 즐기던 타란티노가 모처럼 메가폰을 잡은 새 영화는 한 여성 킬러의 복수를 다룬 필름 누아르. 일급 여성 암살단의 일원이었던 ‘브라이드’는 보스인 빌과 동료들이 난사한 총에 맞고 쓰러진다. 혼수상태로 죽은 듯 누워 있던 ‘브라이드’가 고통스럽게 깨어난 것은 5년 뒤. 보너스처럼 연장된 생의 목적은, 자신을 배신하고 파괴한 이들에 대한 응징이다. 빌을 마지막 복수극의 주연으로 남겨두고, ‘브라이드’는 한때는 동료였던 적들을 차례로 제거해나간다. 남성이 아닌 여성의 이야기란 점에서는 <재키 브라운>의 맥을 잇지만,<킬 빌>은 <재키 브라운>에서 영민한 사기극을 꾸미는 데 좀더 치중했던 타란티노가 다시 동정없는 폭력의 향연으로 돌아가는 영화로 보인다. <펄프 픽션>에서 함께 작업했던 우마 서먼이 타란티노가 택한 ‘브라이드’. 서먼을 위해 시나리오를 썼고, 임신으로 출연이 어려워진 그를 기다리기 위해 제작을 아예 미뤘다고 알려졌을 정도다. 또 <펄프 픽션>의 존 트래볼타, <재키 브라운>의 팸 그리어 등 왕년의 스타들을 새로운 생기로 살려내곤 했던 타란티노는, 이번에도 60∼70년대 일본 야쿠자영화 등 액션영화의 간판배우였던 소니 치바를 ‘빌’로 모셔왔다. 수십편의 B급 액션물을 만들어온 홍콩 감독 우핑 유엔도 서먼의 무술 지도 겸 출연진으로 합류한 상태. 서늘한 무표정의 여신이 펼치는 복수의 여정에, 평소 타란티노가 애정을 표했던 홍콩 무술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더해질 예정이다.

사랑하며, 유쾌하게 웃자

프로젝트11- 폴 토머스 앤더슨의 <펀치드렁크 너클 러브>

Punchdrunk Knuckle Love 제작 굴라디 필름 컴퍼니, 레볼루션 스튜디오 배급 뉴라인 시네마

도박장, 70년대 할리우드 변방의 포르노산업, 90년대 메이저 방송사 퀴즈쇼. 다양한 욕망이 부대끼는 공간을 축으로, 혼란과 무질서 안에서도 하나의 고리로 뒤얽힌 인간군상의 관계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던 폴 토머스 앤더슨의 신작은, 좀 의외지만 코미디로 알려져 있다. 기울어가는 폰섹스 회사의 사장 배리는 깡패 일당에 쫓기는 신세. 푸딩에 들어 있는 쿠폰 모으기가 취미인 그는, 어느날 하와이로 떠날 수 있을 정도의 마일리지를 경품으로 얻는다. 깡패 일당을 피할 겸 하와이 여행을 떠나고, 여동생의 주선으로 이상형의 여인 레나를 만나는 배리. 과연 그의 인생은 달라지는 걸까. 아직 완전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펀치드렁크 너클 러브>는 벌써부터 “폴 토머스 앤더슨답지 않은” 영화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천진한 웃음을 지닌 코미디언 애덤 샌들러가 주연이란 것부터가 좀 뜻밖이다. 게다가 러닝타임도 유례없이 짧은 1시간30분 정도. 2시간을 훌쩍 넘어가는 전작들이 가족 안의 상처를 비롯한 사람들 사이의 틈 하나하나를 파고들며 하나로 엮이는 전체의 그림을 완성하는 구조의 드라마였다면, <펀치드렁크…>는 아무래도 빌리의 행보와 제목만큼이나 모호한 사랑이야기에 좀더 무게가 실릴 듯. 다는 아니지만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 루이스 구즈만 같은 단골배우들, 촬영, 편집 등 감독과 늘 함께 작업하는 앤더슨 사단이 이번에도 참여했다.

나의 남편은 게이였다

프로젝트12- 토드 헤인즈의 <파 프롬 헤븐>

Far from Heaven 제작 킬러 필름, 섹션 에잇 배급 USA필름 출연 줄리언 무어, 데니스 퀘이드

3편의 영화를 만들었지만, 토드 헤인즈의 영화에서 일관된 스타일과 리듬을 잡아내기란 쉽지 않다. 감옥에서 생의 대부분을 보내는 동성애자 등 세개의 에피소드를 실험영화와 다큐멘터리, 호러의 각각 다른 그릇에 담은 장편 데뷔작 <포이즌>만 봐도 스타일에 얽매이는 감독이 아니다. 환경성 질환에 걸린 중산층 주부의 이야기를 홈드라마의 리듬으로 들려주는 <세이프>, 화사하고 주술적인 글램록의 매력을 영상언어로 번안한 <벨벳 골드마인>에서도 그는 이야기에 맞춰 형식의 긴장을 풀고 조여왔다. 다만 동성애에 대한 직설적인 변론은 아니지만 이성애 문화로 재편된 사회의 억압성을 드러내는 퀴어 시네마 작가로서의 정체성은, 토드 헤인즈의 영화세계를 관통하는 눈이다. 1950년대 코네티컷의 교외를 무대로 한 그의 신작 <파 프롬 헤븐>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평범한 가정주부인 아내는 어느날 남편이 동성애자임을 알게 된다. 아내의 충격도 충격이지만,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가 거의 절대적인 그곳에서 두 부부는 공고한 이성애적 질서의 벽에 부딪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남편에게도, 이웃들에게도 소외된 아내는 흑인 정원사와 친구가 되지만, 그조차도 쉽지 않다. 게이 남성, 그에게 소외되는 여성, 그녀와 연대하는 흑인 등 겹겹의 이야기층을 쌓은 <파 프롬 헤븐>은 성적, 인종적 차별이 엄존하는, 그래서 평화로운 외관과 달리 낙원과는 거리가 먼 삶을 보듬어 안는다. 헤인즈에 따르면 <슬픔은 그대 가슴에>처럼 여성들의 사적인 고통에 동시대의 문제를 얹은 50년대 더글라스 서크의 영화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세이프>에서 섬약하고 정물적인 중산층 여성을 연기한 줄리언 무어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주목! 이들이 스크린을 지배하리라

▶ 프로젝트1- 장윤현 감독의 <테슬라>

▶ 프로젝트2- 윤종찬 감독의 <그녀의 아침>

▶ 프로젝트3- 변영주 감독의 <밀회>

▶ 프로젝트4- 김상진 감독의 <광복절 특사>

▶ 곽재용의 판타지 멜로 <데이지>, 박광춘의 멜로드라마 <마들렌>

▶ 김정권의 <화성으로 간 사나이>, 양윤호의 <바람의 파이터>

▶ 프로젝트1-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리안의 <헐크>

▶ 배리 소넨필드의 <맨 인 블랙2>, 데이비드 핀처의 <시어드>

▶ 로베르토 베니니의 <피노키오>, 알랭 기로디의 <라발레르>

▶ 스티븐 프리어즈의 <더티 프리티 싱즈>, 요시시게의 <거울의 여자들>

▶ 타란티노의 <킬 빌>, 폴 토머스 앤더슨의 <펀치드렁크 너클 러브>, 토드 헤인즈의 <파 프롬 헤븐>

▶ 해외 애니메이션 3편 <아이스 에이지>,<릴로와 스티치>,<스피릿:치마론의 종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