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금수들의 얼음나라 대모험
프로젝트14- 폭스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Ice Age 제작 폭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블루 스카이 목소리 출연 데니스 리어리, 존 레기자모
셀 기법의 <아나스타샤>, 셀과 일부 3D를 결합한 SF물 <타이탄 A.E.>의 실험을 지나온 20세기폭스가, 세 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로 100% 3D 컴퓨터애니메이션 대열에 합류한다. 때는 지구상의 생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한 빙하기. 냉소적인 성격의 거대한 매머드 맨프레드, 방정맞은 나무늘보 시드, 뾰족한 송곳니를 가진 호랑이 디에고 일행은 부모를 잃어버린 인간의 아기와 마주친다. 이 뜻하지 않은 동행을 돌려보내기 위해 인간 세상으로 나서는 위험을 무릅쓰지만, 디에고는 뭔가 다른 꿍꿍이를 품고 있다. <토이 스토리>부터 포토 리얼리즘에 가까운 정교함으로 자연을 살려낸 <다이너소어>, 실사배우 같은 인물을 선보인 <파이널 환타지>까지 컴퓨터 테크놀로지 자체는 더이상 낯설지 않다. 그럼에도 <아이스 에이지>가 담아낼 하얗고 투명한 빙하 세계가 궁금해지는 것은, 같은 화구로 어떤 상상력을 펼쳐보일까 하는 기대 때문. 더구나 나방을 쫓아내려 애쓰는 토끼를 풍부한 음영으로 그려낸 단편 컴퓨터애니메이션 <버니>로 98년 아카데미상을 거머쥔 크리스 웨지와, 87년부터 컴퓨터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합성 등 첨단 특수효과를 실험하며 <죠의 아파트> 같은 실사영화 및 광고, 애니메이션에서 경력을 쌓아온 그의 스튜디오 블루 스카이의 장편데뷔작이라니 말이다. 사라진 선사시대의 동물들과 함께 하는 눈과 얼음나라의 탐험이, 장편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부진했던 폭스의 위신을 세워줄지 귀추를 주목할 만하다.
나쁜 외계인, 5살 꼬마 앞에서 회개하다
프로젝트13- 디즈니 애니메이션 <릴로와 스티치> Lilo & Stitch 제작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목소리 출연 더베이 체이스, 빙 레임즈
악동 황제의 수난사, 정교한 SF풍 메커닉 디자인이 이끄는 해저탐험을 거치며 소재와 장르의 영토를 넓혀온 디즈니의 다음 개척지는 어딜까. 바로 악동 같은 외계인 스티치와 동물을 사랑하는 소녀 릴로, 두 콤비의 좌충우돌 모험담 <릴로와 스티치>다. 하와이에서 언니와 함께 살아가는 릴로는 버려지거나 학대받는 동물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5살배기 소녀. 해변에 뒹구는 캔과 병을 모아서 판 돈으로 바다의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사주곤 할 정도다. 스티치는 자신의 행성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자로 판명, 감옥으로 이송 도중 지구로 탈주한 외계인. 얼떨결에 동물보호소에 가게 된 스티치는 강아지 행세를 하며 애완동물을 사러 온 릴로에게 안긴다. 스티치가 인공 두뇌를 가진 외계인 범죄자임을 알 리 없는 릴로는 생김새가 이상한 ‘개’를 키우기로 맘먹고, 악행을 일삼았던 스티치는 티없는 릴로의 동심에 차츰 변해간다. 결국은 선해지지만 <쿠스코? 쿠스코!>보다 더 못된(?) 주인공에, 외계인과 우주라는 SF적 설정이 더 짙어진 <릴로와 스티치>는 디즈니의 변화가 반영된 시도다. 판에 박힌 동화와 뮤지컬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한 디즈니는, 캐릭터의 변주와 함께 스티치를 쫓아온 외계인들과의 우주 추격전 등 미지의 영역이던었 SF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 <라이언 킹>의 프로덕션 디자이너, <뮬란>의 공동 시나리오 작가로 스티치의 목소리 연기까지 해낸 크리스 샌더스가 시나리오와 연출을, 딘 데블루아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야생마의 천로역정
프로젝트15-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피릿: 치마론의 종마>
Spirit: Stallion of the Cimarron 제작 드림웍스 목소리 출연 브라이언 애덤스, 제임스 크롬웰
한 지붕 세 식구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올해 주자는, 아드만도, PDI도 아닌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자체 제작한 <스피릿: 치마론의 종마>다. <스피릿…>은 <이집트 왕자> <엘도라도> 등 자사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작품의 계보를 잇는 신작. 컴퓨터그래픽의 진경은 PDI에, 클레이의 세공술은 아드만에 맡겨두고, 드림웍스가 추구하는 것은 전통적인 셀 기법을 활용하되 실사영화, 특히 서사극 같은 애니메이션이다. 만화적인 디즈니의 캐릭터들과 달리 사실적인 인물과 풍경, 움직임을 회화적인 영상으로 옮겨낸다. 서부 개척시대 미국을 무대로 한 <스피릿…>은 ‘스피릿’이란 야생마가 주인공. 자신을 잡으려는 인간들과 위험, 때로 사랑을 만나기도 하면서 서부의 산과 풀숲을 달리는 스피릿의 여정을 1인칭 시점에서 그리되, 대사없이 내레이션으로만 처리함으로써 사실적인 애니메이션의 전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집트 왕자><엘도라도>에서와 마찬가지로 부분적으로 3D 컴퓨터그래픽 특수효과를 이용한 웅장한 계곡과 폭포,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장관을 이루며, 인간과 자연을 관조하는 스피릿의 자유로운 질주가 길들여지지 않은 생기를 띠고 있다. 디즈니의 스탭이었다가 <이집트 왕자>의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를 지낸 켈리 애스버리와 로나 쿡, 두 여성감독의 데뷔작. 서부극 <영 건> 시리즈의 존 푸스코가 각본을, 한스 짐머가 음악을 맡았다. 황혜림 blauex@hani.co.kr▶ 주목! 이들이 스크린을 지배하리라
▶ 프로젝트1- 장윤현 감독의 <테슬라>
▶ 프로젝트2- 윤종찬 감독의 <그녀의 아침>
▶ 프로젝트3- 변영주 감독의 <밀회>
▶ 프로젝트4- 김상진 감독의 <광복절 특사>
▶ 곽재용의 판타지 멜로 <데이지>, 박광춘의 멜로드라마 <마들렌>
▶ 김정권의 <화성으로 간 사나이>, 양윤호의 <바람의 파이터>
▶ 프로젝트1-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리안의 <헐크>
▶ 배리 소넨필드의 <맨 인 블랙2>, 데이비드 핀처의 <시어드>
▶ 로베르토 베니니의 <피노키오>, 알랭 기로디의 <라발레르>
▶ 스티븐 프리어즈의 <더티 프리티 싱즈>, 요시시게의 <거울의 여자들>
▶ 타란티노의 <킬 빌>, 폴 토머스 앤더슨의 <펀치드렁크 너클 러브>, 토드 헤인즈의 <파 프롬 헤븐>
▶ 해외 애니메이션 3편 <아이스 에이지>,<릴로와 스티치>,<스피릿:치마론의 종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