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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우 "악역에 마음 이끌렸죠">
2011-04-10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마흔 넘어서 느낀 건 새로운 것에 도전해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의 기쁨이 더 크다는 거였죠. '나는 아빠다'는 제 연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도전하는 악역이었습니다."

'나는 아빠다'에서 악역에 도전한 김승우의 말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승우를 만났다.

김승우는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1990)로 데뷔했으니 배우 생활만 올해 21년차다. 처음부터 배우가 꿈은 아니었다. '라스트 콘서트' '러브스토리' 같은 영화들을 보면서 막연히 영화를 동경했지만, 배우가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얼결에 '장군의 아들'에 출연하게 됐는데, 정말 배우가 될지 몰랐어요. 선배들이 '너는 감성이 특별해 연기하면 딱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자꾸 신경이 쓰였어요. 그러다 연극이나 영화를 자주 보러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이 길로 들어섰죠."

'고스트 맘마'(1996), '꽃을 든 남자'(1997), '깊은 슬픔'(1998) 등 주로 멜로 영화의 주연으로 90년대를 보낸 그는 2000년대 들어 '라이터를 켜라'(2002), '역전에 산다'(2003), '불어라 봄바람'(2003) 등을 통해 코믹 배우로 사랑을 받았다.

2006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이나 김해곤 감독의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서 이른바 '찌질남' 연기로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는 또 다른 변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시점인 지난해 초 '나는 아빠다'의 시나리오를 받았다고 한다.

'나는 아빠다'는 딸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비리형사가 된 종식(김승우)과 종식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아내와 딸마저 잃게 된 상만(손병호)의 대결을 그린 액션물.

내용도 내용이지만 주인공 한종식이 악역이라는데 마음이 끌렸다고 한다.

"연기생활을 20년 넘게 하면서 악역을 맡아본 적이 없었어요. 마흔을 넘어서 느낀 건 새로운 것에 도전해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내게 돌아오는 게 크다는 것이었죠. 그 점이 제 마음을 움직였어요."

'뜨거운 열정'은 그를 '나는 아빠다'로 이끌었지만, 생각보다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이미 아빠가 돼 있던 그는 영화에서 딸로 나오는 김새론(민지 역)만 봐도 마음이 울컥거렸다고 한다. "죽음에 이르는 깊은 병을 앓는 민지를 보면 자식 생각이 나서 힘들었다"는 이유에서다.

"민지를 될 수 있는 대로 보지 않으려고 했어요. 울면서 연기를 했고, 결과적으로 감정의 과잉으로 흐르더군요.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어요."

영화에는 액션 장면이 상당하다. 영화 시작부터 범죄조직과 대결하기도 하고, 컨테이너 박스에서 뛰어내리는 등 난도 높은 액션들을 직접 소화했다. 운동을 꾸준히 한 덕택에 큰 무리가 가진 않았지만, 고질적인 오른쪽 어깨 부상은 또다시 재발하고 말았다.

"오른쪽 어깨를 또 다쳤는데, 한때는 칫솔질도 못할 정도로 심각했어요. 재활을 하고는 있지만 원래 야구를 하다가 다친 곳인데, 촬영하면서 악화했죠. 빨리 재활을 해야 하는데…."

배우 김남주와 결혼한 김승우는 이제 어엿한 두 아이의 아빠다. 그는 "아이들을 낳으면서 책임감이 커졌는데, 배우로서도 그러한 부담감이 고스란히 온다"며 "내가 연기한 부분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예전보다 더 커졌다. 그런 자세가 아직은 연기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는 MBC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가제)로 또다시 멜로에 도전한다. 40대 남자와 20대 여자의 사랑을 그린 미니시리즈다.

"'사랑이야기를 더해'라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는데 한동안 멜로를 하지 않았어요. 좀 더 나이 들어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워런 비티 등이 보여주는 그런 깊이 있는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끈적끈적한 사랑이야기라고 할까요? 이번에는 제 나이에 걸맞은 사랑이야기가 들어와서 하게 됐어요."

TV는 모니터용으로만 보고, 자투리 시간이 남으면 책을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는다는 김승우는 "좋은 연기자보다는 좋은 인간으로 더 기억되길 원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역할을 줘도, 어색하지 않게 김승우답게 풀어나가는구나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그러려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야죠."

◇ 영화 '나는 아빠다' = 폭력 조직의 뒤를 봐주며 뒷돈을 챙기는 비리 형사 종식. 딸 민지(김새론)의 심장이식 수술비 마련을 위해 더 큰돈이 필요해진 그는 장기밀매조직의 두목인 황사장의 살인사건을 은폐한다.

종식 때문에 억울한 살인범 누명을 쓴 채 복역 중이던 상만(손병호)은 아내와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종식에 대한 복수를 결심한다.

2년 후 무혐의로 출소한 상만은 종식을 쫓기 시작하고, 종식의 동료 김형사(임하룡)가 2년전 나상만이 연루된 사건을 재수사하기 시작하면서 종식은 코너에 몰린다.

김승우의 첫 악역도전이 눈길을 끄는 영화다. 진한 부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로, 종식과 상만의 대결이 중심축이다. 투박한 액션장면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전만배 이세영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했다.

4월14일 개봉.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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