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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들, 불꽃연기로 안방극장 달군다>
2011-04-06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SBS '자이언트'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던 '악의 화신' 조필연은 4개월 만에 MBC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정신연령이 7살인 '바보 아빠' 영규가 됐다.

배우 정보석이 이런 둔갑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푼수끼 있는 부유한 노처녀였던 민숙은 반년 만에 시대를 몇백년 거슬러 올라가 MBC '짝패'에서 주인에게 겁탈당한 후 독기를 품게된 노비 막순이 됐다.

두 인물의 공통점은 배우 윤유선이다.

최근 안방극장에서 조연들의 불꽃튀는 연기대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청률 40%를 넘긴 KBS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를 제외하고는 최근 대부분의 드라마 시청률이 10-20% 사이에 있어 이렇다할 화제작은 없는 상황이지만, 드라마별로 주인공을 무색하게 만드는 빛나는 조연들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정보석.윤유선 '변신의 귀재' = 정보석의 변신은 현란할 정도다.

'자이언트'에 이어 MBC 일일극 '폭풍의 연인'을 거쳐 지난 2일부터 '내 마음이 들리니?'에 출연 중인 그는 터질듯한 존재감으로 화면을 장악하고 있다.

그가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보여주는 '바보 연기'는 보는 이를 순식간에 무장해제시키는 순수함과 순박함의 결정체다.

그가 불과 4개월 전 '자이언트'에서 악마에게 양심을 팔아버린 악의 화신이었다는 사실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서슬퍼런 악역으로 '자이언트' 성공의 1등 공신이었던 그가 180도 변신한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윤유선이 '짝패'에서 보여주는 연기도 압권이다. 양반 주인에게 겁탈당해 임신한 상태로 도망나온 노비 막순은 자신의 아들을 양반가 아들과 바꿔치기하는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후 독만 남은 상태로 살아간다.

심지어 바꿔치기한 양반가 아이를 움막에 버려둔 채 나 몰라라했던 막순은 자신을 겁탈했던 이참봉이 죽어가며 막대한 재산을 남기려하자 버렸던 양반가 아이를 뒤늦게 아들로 앞세워 재산을 차지한다.

'짝패'의 모든 갈등과 긴장감의 중심에 놓인 막순의 모습을 윤유선은 아역시절부터 쌓은 내공으로 설득력있게 구현한다.

그가 불과 반년 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보여줬던 코믹한 푼수녀의 모습은 오간 데가 없다.

◇윤제문.이문식.공형진 '신 스틸러(scene stealer)' = SBS '마이더스'의 윤제문은 단 하나의 표정, 단 한마디의 대사만으로도 화면을 장악한다.

재벌가 후계자 자리를 놓고 배다른 여동생 유인혜(김희애 분)와 경쟁하는 유성준 역을 맡은 그는 무소불위의 힘과 하늘을 찌를 듯한 오만함, 여동생한테 한 방 먹은 데 대한 분노와 독기로 똘똘 뭉친 재벌가 아들의 모습을 파워풀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그가 유인혜를 향해 보내는 독한 시선은 찰나에도 전기에 감전된 듯한 충격을 전해준다.

'짝패'의 이문식과 공형진 역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등장하는 장면마다 시청자의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주인공 천둥(천정명)을 어려서 지독하게 괴롭혔던 도둑놈 장꼭지 역의 이문식은 못된 시정잡배부터 외동아들을 잃고난 후 복수에 몸을 던진 절절한 부성애의 아버지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다.

지금껏 주로 코믹한 연기를 펼쳤던 공형진은 '짝패'에서 못된 탐관오리 공포교 역을 맡아 코믹함을 간직하면서도 뒤로 갈수록 피도 눈물도 없는 관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숨막히는 긴장감을 전해준다.

◇김영애.이보희 '여배우 수명연장 선봉' = 올해 60세인 김영애와 52세인 이보희는 나이를 잊게하는 매력적인 모습으로 여배우의 활동 수명연장 선봉에 서 있다.

두 사람 모두 젊은 후배들 부럽지 않은 미모와 몸매를 여전히 과시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동료와 후배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MBC '로열패밀리'에서 JK그룹 오너 공순호 회장을 연기하는 김영애는 염정아, 지성 등 젊은 주인공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이 드라마의 초반 인기몰이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며느리를 금치산자로 만들 수 있고, 자식도 내칠 수 있는 무서운 재벌가 여자 회장의 모습은 김영애를 통해 극적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

이보희는 '웃어라 동해야'에서는 후줄근하고 속물적인 서민 아줌마를, 지난달 막을 내린 MBC '욕망의 불꽃'에서는 귀티가 줄줄 흐르는 재벌가 첫째 며느리를 맡아 최근까지 두 드라마를 오가며 정반대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눈길을 끌었다.

두 드라마 모두 시청률이 높아 그의 '연기 변신 동시상영'을 많은 시청자가 감상하며 감탄했다. 50대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그는 두 작품에서 '배우의 스펙트럼이란 이런 것'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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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