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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 "'욕불' 출연 정말 잘했다고 생각">
2011-04-05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결론적으로 '욕망의 불꽃'에 출연하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연기라는 면에서 큰 공부를 했고, (막장 논란이 있었지만) 어찌 됐든 많은 분이 보셨잖아요. 제가 봐도 저희 드라마 정말 재미있더라고요."(웃음)

서우(26)는 이렇게 말하며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7개월간 '욕망의 불꽃'이라는 강렬한 폭우 속에서 살아남고자 그야말로 젖먹던 힘까지 짜내야 했던 그다. 그러나 드라마가 끝난 일주일 후 만난 그는 폭우가 훑고 지나가고서 맑게 갠 하늘 같은 표정을 지었다. 마치 극중 그가 연기한 '인기'가 마지막에 모든 짐을 놓고 떠난 것처럼.

"지난달 25일 종방연 직후 곧바로 쓰러져 일주일간 밤낮없이 잤다"는 서우를 4일 오후 만났다.

그는 드라마 후유증으로 피부에 트러블이 생겼다며 이날 사진 촬영은 못 하겠다고 미리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웬걸, 만나보니 사진을 찍지 못한 게 아쉬웠다. 화장기 없는 얼굴은 티없이 맑았다. 그는 또 2년여 동안 고수한 긴 머리를 싹둑 자른 경쾌한 단발머리를 이날 선보였다.

"마지막 40,50회 찍을 때는 응급실에서 촬영장으로 출퇴근했어요. 과로 때문이었죠. 몸 상태가 얼마나 안 좋았느냐면 병원에서 안 내보내 주려고 했어요. 퇴원할 거면 병원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류에 서명하고 가라고 했어요. 그만큼 힘들었고 다 끝나고 나니 그 후유증이 얼굴로 올라오더라고요. 그래도 일주일 세상 모르고 잤더니 오늘 좀 났네요."

밤낮없이 자느라 조민기와 정하연 작가의 날 선 공방으로 한바탕 시끄러웠던 것도 그는 전혀 몰랐다고 한다.

"저희 집 노트북이 고장 났어요. 그리고 제가 트위터니 미니홈피니 이런 데 문외한이에요. 한마디로 컴맹이죠. '뻗어서' 쉬다 보니 그런 일이 있었던 것도 오늘 인터뷰 나오면서 처음 알았어요. 너무 놀랐고 저로서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저는 조민기 선배님, 정하연 작가 선생님과 다 잘 지냈고 제가 실질적으로 촬영장에서 막내라 연기 외적으로는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일에 대해서는 진짜로 할 말이 없습니다."

그 말이 어려운 질문을 피해가기 위함이 아니라는 점은 이어지는 대화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욕망의 불꽃'이 독하고 센 내용이라는 건 처음부터 알았고 심지어 시놉시스는 드라마보다 훨씬 더 독했어요. 그럼에도 출연했기 때문에 저로서는 내용에 불만을 느낄 게 없었어요. 그와 반대로 전 고마운 게 정말 많았어요. 이효춘, 이순재, 이보희 선배님이 열과 성을 다해 연기지도를 해주셨거든요. 당신들도 바쁘신데 일부러 시간을 내주셔서 몇 시간씩 대사를 맞춰주시고 지도해주셨어요. 왜 주말극에 출연하면 연기가 성장하는지 이번에 똑똑히 알았죠. 특히 이효춘 선생님은 저랑 단 한 신도 붙지 않았는데도 인기의 출연 분량이 많아진 30회 이후 매회 2-3시간씩 지도해주셨어요. 감사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됩니다."

하지만 고마운 일은 고마운 일이고, '막장 드라마'에 출연한 소감이 궁금했다.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어른이 되고 만난 절절한 사랑이 친엄마의 의붓아들이라는 설정, 20여 년 만에 만난 친엄마가 의붓아들의 성공을 위해 또다시 자신을 이용하고 내치려 하는 내용은 상식을 넘어선다.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은 처음부터 포기했어요. 어차피 정상적인 운명의 캐릭터가 아니므로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그 대신 매 장면 '인기는 왜 그랬을까'라고 생각하며 인기의 행동과 감정에 대한 동기를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렇게 인기를 이해하면서 연기했습니다. 제가 곧 인기니까 저만큼 인기를 불쌍해하고 사랑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연기했습니다."

친엄마, 친아빠가 누구인지 차례로 알아나가고, 목숨처럼 사랑하는 민재(유승호 분)의 앞길을 위해서는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친 인기는 마지막 20부에서 매회 울었다. 울지 않는 신이 없을 정도로 그는 하염없이 울어야 했다. 덕분에 눈은 항상 퉁퉁 부어 있었고,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극심했다.

"원래도 눈이 좀 돌출했는데 하도 우니까 더 튀어나오고 붓는 거예요. 그래서 매일 아침 커다란 얼음으로 눈을 찜질해야 했어요. 펑펑 우는 신, 흐느끼는 신, 웃으며 우는 신,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신 등 우는 연기는 정말 다양하게 한 것 같아요.(웃음) 울면 메이크업도 다 지워지니까 나중에는 메이크업도 거의 안 했어요. 에너지 소모가 엄청나서 체력은 바닥을 쳤고 빈혈 증상까지 나타나더라고요. 버텨내려 밥도 엄청 먹고 야식도 많이 먹었죠."

그는 "7개월간 연기를 해서 그런지 인기를 떠나보내려면 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은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빨리 잊고 싶지만 그만큼 잊기가 어려울 것도 같아요. 또 마지막에 인기가 떠나면서 여운이 진하게 남았어요. 한동안은 '인기 앓이'를 해야 할 것 같고, 그 후에 다음 작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욕망의 불꽃'이 힘들었다고 하지만 사실 그는 데뷔 후 쉬운 역을 해본 적이 없다. 2008년 그를 스타덤에 올린 영화 '미쓰 홍당무'를 시작으로 '파주', '하녀'와 드라마 '탐나는 도다', '신데렐라 언니'에서 맡은 역 모두가 평범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그런 역을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돌파하며 쑥쑥 성장했다.

"신인의 기준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지만 전 여전히 제가 신인이라고 생각해요. '연기 잘했다'는 칭찬도 그 앞에 '신인치고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갈 길이 너무 멀었죠."

서우의 '욕망'은 무엇일까.

"살면서 욕심이나 꿈이 없었어요. 뭔가를 열심히 해본 적도 없었어요. 그런데 연기를 만나면서 정말 잘하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됐어요. 그게 지금 제 욕망입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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