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제임스 블레이크란 이름이 음악 팬들 사이에 떠다니기 시작했다. 아마도 해외 미디어들의 호평에서부터 그 관심이 시작됐을 것이다.
음악 매체의 리뷰 평점을 모아놓는 사이트인 ‘애니 디센트 뮤직’에서 확인해본 결과 제임스 블레이크의 앨범에 8점(★★★★) 이상의 점수를 준 매체가 무려 31개다(그 가운데 여섯은 10점 만점을 줬다). <BBC> <가디언> <피치포크> <모조> <스핀> 등 각기 다른 성향과 특성을 가진 매체들이 일관된 지지를 보냈다. 미디어의 호평은 자연스럽게 음악 팬들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이 관심은 그저 호들갑인가? 매체 특유의 ‘미디어 하이프’일 뿐인가?
≪James Blake≫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제임스 블레이크의 음악은 ‘덥스텝’이나 ‘아트 팝’이란 말로 소개되고 있지만, 그냥 쉽게 미니멀한 일렉트로닉 음악이라고 해두자. 그는 사운드의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덥 비트와 팝적인 멜로디를 무리없이 배치한다. 파이스트의 곡을 커버한 <Limit to Your Love>는 가장 적절한 예에 속할 것이다. 각종 (기계적) 잡음과 효과음의 시연 속에서도 그의 ‘노래’는 계속 귓가에 남는다. 이런 음악을 우리는 흔히 ‘감상용 일렉트로닉 뮤직’이라고 한다.
그 앞에 하나만 덧붙이자면 ‘좋은’ 감상용 일렉트로닉 뮤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