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정신연령이 7살인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봉우리(황정음)는 '사랑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라 믿는다.
그에게 청각장애를 숨기고 사는 재벌가 상속자 차동주(김재원)가 나타난다. 동주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청력을 잃었지만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치열한 노력으로 들리는 척 살 수 있게 됐다.
삶의 대부분을 자신과 남을 속이고 살아온 그에게 우리와의 만남은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온다.
MBC가 '욕망의 불꽃' 후속으로 선보이는 주말극 '내 마음이 들리니?'는 부족한 아버지를 보듬고 사는 여자와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지 못하고 살아온 남자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30일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상호 PD는 "소통의 기본인 가족 형성에 관한 이야기"라며 "청각장애인이 아니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가족과 사회의 이야기를 담아보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지붕뚫고 하이킥'과 '자이언트'로 주가를 올린 황정음은 이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황정음이 연기하는 우리는 당차고 밝은 아가씨다. 어린 시절 엄마를 사고로 잃은 후 아버지 영규(정보석)와 할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변변한 연애조차 못해 봤지만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황정음은 "대본 보고 잘 안 우는데 이 작품은 많이 울었다"며 "봉우리도 사랑스럽고 예쁜 캐릭터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에게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내 마음이 들리니?'를 택한 김재원은 "하마터면 실직자 될 뻔했는데 전역하고 일주일 만에 캐스팅해주셔서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훈훈한 작품을 찍고 싶었는데 이 작품이 그런 작품이라 개인적으로 영광이다"며 "그간 해보지 못했던 특별한 배역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의 이복오빠로 스스로 운명을 바꾸기 위해 가족마저 떠나는 야심가 마루는 남궁민이 연기한다.
정보석은 우리의 아버지 영규 역을 맡아 '자이언트'의 악역 조필연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동주의 헌신적인 어머니 태현숙은 이혜영이 연기한다. 현숙은 사고 후 청각장애인이 된 아들을 지키기 위해 집착에 가까운 모성애를 보인다.
현숙의 남편이자 동주의 양아버지 최진철은 송승환이, 마루의 친어머니인 김신애는 강문영이 연기한다.
송승환은 "강문영씨와 30년 만에 같은 작품을 하게 됐다"며 "강문영씨가 고3때 '스무살의 비망록'이란 영화를 같이 했었는데 감개무량하다. 악역에 익숙하지 않지만 최대한 악독해지려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마루와 동주를 두고 우리와 묘한 경쟁관계를 형성하는 화장품 회사 직원 민수 역은 고준희가, 봉우리를 짝사랑하는 양계장집 외아들 이승철 역은 이규한이 맡았다.
영화 '아저씨'의 히로인 김새론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연기해 눈길을 끈다.
'내 마음이 들리니?'는 다음 달 2일부터 매주 토~일요일 밤 9시50분 방송된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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