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한 경찰들의 플래시라이트 ‘맥라이트’를 떠올려보자. 물론 ‘캐리 앤 모스’의 공중 뛰어 발차기에 모두 날아가버렸지만 그래도 플래시라이트의 대명사는 맥라이트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LED 라이트가 득세하고 다양한 브랜드의 플래시라이트가 등장하면서 맥라이트의 명성은 예전 같지 않았다. 물론 맥라이트에서도 절치부심하고 있었다. 맥라이트 LED 라인업을 갖추었고 기존 맥라이트에 사용할 수 있는 LED 교환 전구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시장성을 지키기엔 최근 플래시라이트의 조류와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다. 맥라이트의 상징성이라 할 수 있는 D사이즈 배터리가 들어가는 두꺼운 몸체는 실용성 면에서 한계가 있었다(6D-CELL 모델의 그 거대한 몸체를 생각해보라). 특히 소형에 성능 뛰어난 플래시라이트군이 집약된 고급형 플래시라이트 시장에서 맥라이트는 거의 퇴출당하는 듯한 분위기. 물론 맥라이트가 쉽게 주저앉을 브랜드는 아니었다. 새롭게 출시한 맥라이트의 신제품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법한 고성능 제품. 맥라이트 XL100은 LED 라이트로 시그널 기능을 강조하여 출시한 소형 플래시라이트다. 독특한 점은 시그널 신호를 보내는 방법. 5가지 신호 모드는 뒷부분 해당 모드를 하늘을 향하게 놓고 스위치를 1초간 누르는 것으로 간단하게 설정한다. 이런 모드 설정 방식이 놀랍지만 새롭지는 않다. 놀라운 것은 신호의 강도를 설정하는 방법이다. 가령 플래시라이트의 점멸 모드에서 빨리 깜빡이게 하려면 기존 제품은 어떤 스위치를 조작하거나 버튼을 누르는 등 물리적인 조작을 해야 했다. 하지만 XL100은 허공에서 라이트를 시계 방향, 혹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기만 하면 된다. 마치 허공에 플래시라이트를 비추고 허우적거리는 듯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될 수도 있지만 그 기능성은 놀랍다. 심지어 슬림 모드에서 약간의 충격만 주면 라이트가 깨어나기도 한다. 이런 조작이 가능한 것은 라이트 내부에 스마트폰과 같은 개념의 자이로스코프를 내장했기 때문이다. 어드밴스드 플래시라이트 유저 인터페이스(Advanced Flashlight User Interface™)라 불리는 이 기능은 이미 스마트폰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을 응용한 것. 특히 신호를 보내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한 제품. 현실적으로 도시에 살면서 플래시라이트를 사용할 일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첨단 제품을 앞에 두고 하나쯤 소유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맥라이트의 신제품 XL100은 바로 그런 얼리어답터의 본능을 일깨우는 제품이다.(www.maglite.com/maglite_xl100_led.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