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못하는데 노래는 제대로 하겠나.”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미 시스터즈 데뷔에 대한 관계자들의 우려는 이런 것이었다고 하는데, 과거 장기하와 얼굴들의 백댄서 시절부터 독립한 지금까지 이들의 지향은 유머라 일러주는 언급이다. 그녀들은 그렇게 말이나 노래가 아니라 단순하고도 진지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연출했던 이색 캐릭터였고, 장기하와 ‘합의이혼’ 뒤 본격적으로 입을 열긴 했으나 무언가 감추고 있던 대단한 실력자는 아니었음이 마침내 판명됐다. 전설을 운운하는 제목부터 이른바 ‘허세 쩌는’ 데뷔 앨범은 노래방에서 마이크 잡고 노래하듯 성급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고, 밴드와 프로듀스 이력이 있는 기량의 연주자와 전문가를 ‘반주자’로 만들어버린다. ‘고고’나 ‘그룹사운드’ 같은 오래된 개념들을 소환하는 미미들의 사운드는 먼 옛날 신중현이 펄 시스터즈를 통해 이룬 꿈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미들이 복원한 과거는 엄격하거나 무겁지 않다. 김창완, 크라잉넛, 서울전자음악단 같은 경력자들과 소통하지만 발전적 교류가 아니라 작은 취향의 일치를 본 뒤 진탕 즐기고 뒹구는 풍경에 가깝다. 앨범의 윤곽은 실력과 여유의 사운드에 미미들의 완전치 못한 보컬이 만들어낸 균열로 요약되는데, 등장과 활동의 자산이었던 뒤틀린 신비주의를 유지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시끄럽지만 재미있고, 모자라지만 균형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