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작품 들어가기 전에 오늘이 내가 살아있는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면서 일하자고 마음먹었고 이런 마음으로 7개월을 보냈어요."
오는 27일 종영을 앞둔 MBC 주말극 '욕망의 불꽃'에서 신은경은 불꽃 같은 여자 윤나영을 연기했다. 소위 말하는 '독한 캐릭터'라 그는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연기에 임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의 열연은 드라마에 활력소가 됐고 이에 힘입어 드라마는 초반 부진을 딛고 시청률 20%를 넘겼다.
지난 7개월간의 여정을 잘 마무리했다는 뿌듯함 때문인지 25일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열린 종방연에 모습을 나타낸 신은경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 보였다.
"좀 전에 세트장 촬영을 마치고 와서 아직 정신이 없어요. 그런데 월요일 새벽 3시쯤 되면 눈이 번쩍 떠질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이 그동안 했던 작품 중 가장 후유증이 심하지 않을까 싶네요."
신은경이 열연한 나영은 부와 명예를 향한 욕망에 사로잡혀 언니를 배신하기도 하고 친딸을 버리기도 한다. 재벌가 아들과 결혼에 성공하지만 그가 숨기고 싶었던 과거가 발목을 잡으며 점점 수렁으로 빠져든다.
감정의 극단을 오가는 캐릭터인 만큼 한 회에서 울고 웃는 연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체력이나 감정 면에서 소진이 컸을 법한데 그는 "캐릭터에 이입되다 보니 연기하면서 몸이 힘든 느낌은 없었다"며 밝게 웃었다.
다만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연기하기 힘들었다"며 "복합적인 면이 있는 사람이라 다면적인 부분까지 표현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7개월의 촬영은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서울과 울산을 오가며 겨우내 촬영에 매달렸고 캐릭터 비중도 절대적이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손끝이 계속 아파 병원에 가보니 동상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심장에서 피를 내보내는데 추운 데 너무 오래 있다보니 피가 손끝까지 가지 않았다는 거에요. 지금은 괜찮은데 이번 주 마지막 촬영하면서 또 손끝이 시려서 병원에 갔네요."
신은경은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나영이 아들 민재(유승호)에게 했던 '남들 하고 싶은 데로 다 하고 편하게 살면서 어떻게 내 꿈을 이룰 수 있겠냐'를 꼽았다.
"어렵고 힘든 장면이 많아서 그런지 이순재, 이효춘 선배님 등 함께 출연했던 모든 분이 다 애틋해요. 그 분들 보러 가는 게 좋았는데 앞으로 못 본다고 생각하니 아쉬워요. 그래서 최소한 세 번 밥 같이 먹자고 약속받아내고 있어요.(웃음)"
"아직은 나영이를 떠나보낼 준비가 안 됐다"는 그는 "캐릭터를 떠나보내는 준비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신은경은 촬영 기간 채무와 관련한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다 제 일이다. 그 일들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도 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믿어주시라고,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며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당분간 쉬고 싶다는 그는 "따뜻한 데로 휴가 가서 몸 좀 녹이고 싶다. 술도 왕창 먹어보고 싶다"며 웃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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