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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슬혜 "잘하고 싶어 매번 바들바들"
2011-03-27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물 밑에서 바깥세상을 바라만 보던 시간이 길었기에 일단 물 위로 올라오자 쉬지 않고 달린다.

지난 3년간 영화와 드라마를 먹성 좋게 오간 그는 "앞으로도 쉬지 않고 열심히 하고 싶고 잘하고 싶다"고 한다.

스크린에서 젊은 층을 공략한 황우슬혜(32)가 인기리에 방송 중인 KBS 2TV 주말극 '사랑을 믿어요'의 최윤희를 통해 중장년 시청 층도 포섭하는 데 성공했다.

순진무구하고 청순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강단 있는 열혈 고교 교사 윤희. 주말 안방극장을 시청하는 어르신들 눈에는 이보다 참한 며느릿감이 없다.

지난 25일 여의도 KBS 별관에서 만난 그는 "확실히 주말 드라마에 나오니까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시고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다"며 "어머니들이 사인을 받으러 오시고 귀엽다며 좋아해 주신다"며 활짝 웃었다.

그가 맡은 최윤희는 사실 평범한 역이 아니다. 어린 시절 부모를 한꺼번에 잃고 고아가 된 그를 당시 담임 선생님이 양녀로 거두면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들과 가족이 돼 자란 캐릭터다. 그래서 어둡고 그늘진 면이 많을 것 같지만, 최윤희는 순수하고 순진하며 사랑이 넘친다.

"어려서부터 일찍 어른이 돼야 했던 아이예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도 많이 했을 거고 주눅이 들어도 그것을 극복해내야 했을 겁니다. 다행히 좋은 분들에게 입양돼 사랑받으며 자랐는데 그래서 자기가 받은 만큼 남들에게, 자기 학생들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입니다. 은혜를 갚고자 공부를 해 교사가 됐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도 아낌없이 마음을 다하죠."

착하고 예의 바르며 참한 이 아가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제자 어머니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동동 뛰어다니고, 가수가 되겠다는 제자들이 학교 수업을 빼먹지 않도록 단도리를 하는 등 여린 성격과는 상반되는 참된 교사상을 보여주며 점수를 얻었다.

그런데다 최근에는 풋사과 같은 사랑을 시작해 극에 또 다른 재미를 불어넣고 있다. 입양된 집안의 조카이자, 사촌오빠 격인 우진(이필모)과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지게 된 것.

"윤희는 남자를 모르기 때문에 우진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무슨 감정인지 전혀 몰라요. 극중 26살로 나오는데 마치 16살 소녀 같아요. 아예 백지상태로 투명해요. 실제의 저요? 윤희처럼 그렇게 숙맥이면 큰일 나죠.(웃음) 제가 윤희랑 비슷한 점은 정과 눈물이 많고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거예요."

흥미로운 것은 그가 유난히 교사 역을 많이 맡는다는 점이다. 그를 스타덤에 올린 영화 '미쓰 홍당무'를 비롯해 '과속 스캔들', '펜트하우스 코끼리'와 오는 5월 개봉하는 영화 '화이트'까지 그는 내리 교사 역을 맡았다.

"글쎄요. '교사'라 하면 바르고 정확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제가 극중에서 맡는 교사들은 학교에서는 그런 모습이지만 학교 밖에서는 선생님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를 교사 역에 캐스팅하는 이유는 그 캐릭터들의 학교 밖에서의 모습 때문 아닐까요.(웃음)"

그의 말처럼 그는 반듯한 교사이면서도 뒤돌아서면 발랄하고 엉뚱한 면을 지닌 캐릭터들을 제 몸에 꼭 맞는 듯 잘 소화했다. 청순해 보이는 외모 뒤에 숨은, 데뷔까지 오랜 기간을 참고 기다려야했던 끈기와 오기가 그런 자연스러운 연기의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잘하고 싶어서 매번 슛 들어가기 전 바들바들 떨어요. 이번 작품도 처음에는 너무 어려워서 고민하느라 밥도 제대고 못 먹었을 정도예요. 연속극이 처음이라는 부담, 윤희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컸어요. 그런데 어느새 익숙해졌다고 살짝 나태해지려고 하는 저를 발견하고 요즘 반성하고 있습니다. 진짜 혼나기 전에 저 스스로 다잡으려고 2주 전쯤인가 저 자신을 혼냈어요. 연속극의 특성상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니까 잔꾀만 늘까 봐 걱정이거든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요즘 도 닦는 기분입니다.(웃음)"

본명이 황진희지만, 데뷔 전 스스로 작명소를 찾아 황우슬혜라는 예명을 지어온 그는 지금 그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중이다.

"목표가 100이면 지금 20 정도 온 것 같아요. 그저 연기를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계속 열심히 할 겁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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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