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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모 "'나가수'서 자진사퇴…물의 죄송">
2011-03-24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나는 가수다'에서 자진 사퇴하겠습니다. 재도전을 받아들여 물의를 빚었기에 시청자와 청중 평가단에게 죄송합니다."

가수 김건모가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의 새 코너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자진 하차할 뜻을 밝혔다.

그는 23일 밤 방배동 미디어라인 사무실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나로 인해 김영희 PD까지 교체되는 상황을 맞았다"며 "이 결정(자진사퇴)은 의리보다 모두에 대한 도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건모는 제작진이 서바이벌 규칙을 깨고 첫 탈락자인 자신에게 재도전 기회를 줘 시청자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김PD가 교체되는 사태로 번지자 고민 끝에 자진사퇴를 결심했다.

그는 "결정을 내리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상반기 낼 20주년 음반 준비에 매진할 것이다.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는 길 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하차 결정을 내린 이유는.

▲오늘 김PD 교체 소식을 듣고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사사로이 재도전이란 걸 하면서 일이 커졌다. 소속사(미디어라인) 회의 결과 나의 재도전으로 PD까지 교체됐으니 이쯤에서 프로그램 출연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출연 가수들과의 단체 행동이 아니라 개인적인 결정이다.

--지난 21일(월) 재도전 무대를 녹화하지 않았나.

▲녹화는 했는데, 오늘 결정으로 방송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 진 모르겠다. 오는 28일 녹화 때도 촬영장에는 갈 것이다.

--탈락과 재도전 과정을 거치며 마음 고생을 했을텐데.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부르는데 그날 목 상태가 정말 안 좋았다. 하지만 재미있게 촬영했기에 탈락 발표 직후 3초간 머리가 '띵'하더라.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 후배들이 충격받은 모습이었고 여자 후배들은 눈물을 흘렸다. 결과 발표 후 다음 미션을 뽑는 촬영도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재도전을 놓고 갈등을 많이 했다. 어찌해야할 지 모르겠더라.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 그러나 이제와서 재도전에 대한 후회는 안하고 싶다. 한번 결정했으니 열심히 하고 싶었다.

--'7위 득표자' 탈락이란 기본 원칙이 무너져 시청자 우롱이란 비판이 쏟아졌는데.

▲난 인터넷을 안 봐 내가 어떤 입장에 처한 지 모른다. 하지만 트위터에 '멋있게 물러나란' 글이 있더라. 네티즌도 내가 빠지는 게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야 더 이상 얘기가 안 나온다.

--대중에게 검증된 중견 가수로서 부담스러웠을 텐데 출연 배경은.

▲소속사 김창환 대표로부터 '가수 7명이 나와 노래하는데 청중 평가단이 있고 표를 적게 받은 사람이 탈락한다'는 프로그램 성격을 전해들었다. 세상에 그런 무대가 어딨나. 그런데 난 긍정적이었다. 대한민국에서 노래 잘하지만 기획사를 잘못 만났거나, 운이 없어 실력 발휘 못하는 가수들이 많으니 후배들을 위해서도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또 김PD는 내가 신인 때 '몰래카메라'를 같이 하며 큰 도움을 주신 분인데다, 집까지 찾아오며 공들여 섭외했기에 흔쾌히 응했다. 촬영도 재미있게 했다.

--가수에게 점수를 매겨 서열화하는 방식에 대한 반감은 없었나.

▲막연하게 보는 분들은 그럴 수 있지만 동료들과 같이 촬영에 임하면 그런 생각은 뒷전으로 물러난다. "오늘은 새로운 걸 보여주자" "쟤, 저기서 틀리면 안될텐데" 등 서로 걱정해주는 분위기다. 오히려 방송을 보고서야 '아, 서바이벌이었지'라고 정신차리게 되더라.

--김PD에 대한 MBC의 결정이 불합리하다고 보나.

▲회사 차원에서는 윗분들이 보기에 물의를 일으키고 피해를 입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출연 가수들이 보기엔 김PD는 연출 데뷔하는 PD처럼 열심히 했다. 그래서 재도전 하나로 이런 결과가 나와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 오늘 김PD와 통화했는데 내게 고생했다고 말씀하셨다.

--하차 결정이 다른 출연진에게도 영향을 미칠텐데.

▲이 프로그램은 가수들끼리의 친분이 아니라, 개별 섭외돼 첫 녹화 때 누가 나오는지 전혀 몰랐다. 그렇기에 이 결정도 모여서 논의한 게 아니라 나의 독단적인 판단이다. 재도전한 건 나이니 다른 가수와는 입장이 다르다. 논란의 중심이 됐기에 조심스럽다.

--이런 상황에서도 재도전 기회는 필요하다고 보나.

▲꼴찌 발표를 들었을 때 내가 잘못한 느낌이 들더라. 다른 가수는 모르겠지만 마치 음주, 폭행 등 내가 불법적인 걸 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재도전 기회를 받은 후 다음 무대를 준비한 2주간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내 건강 상태도 체크하고 술도 줄였다. 태어나서 처음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염증과 부종으로 목 상태가 말이 아니더라. 재도전 기회를 받아들이는 건 각자의 몫이지만 내겐 의미있었다.

--'나가수'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 프로그램이 오래갔으면 좋겠다. 시청자들은 대한민국에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많다는 걸 보게 될 것이다. 지금 가수들이 1기라면 2, 3기 때는 자리를 잡지 않을까. 가수에겐 고통스런 프로그램이지만 그걸 이겨내면 좋은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너무 서바이벌로 치닫지 않길 바란다.

--올해가 데뷔 20주년인데 이 프로그램이 어떤 의미가 됐나.

▲이 프로그램은 터닝포인트가 됐다. 내가 꼴찌를 안하고 5, 6등을 했다면 난 스스로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한곡을 부르려고 2주를 준비하고, 탈락해 창피도 당해보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이 프로그램에서 얻은 기를 모아 앞으로 20년을 준비하고 싶다.

--올해로 20주년인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이번 주부터 음반 작업을 한다. 6월께 기념 음반을 내고 9월부터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고 싶다.

--'나는 어떤 가수다'고 정의내릴 수 있겠나.

▲이광조 형님의 '나들이'란 노래가 있다. '발길 따라서 걷다가~~아 오늘밤도, 웃는 얼굴로 반겨주는, 그대의 정든 품으로'란 가사가 지금의 나같다. 지금은 프로그램에서 떠나지만 난 웃는 얼굴로 반겨주는 대중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가수다.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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