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가끔, 드물게 찾게 되는 용품이 있다. 전동공구가 대표적인 예다. 일년에 한두번 정도 될까? 전동공구로 나사를 박거나 드릴로 구멍을 뚫는 일은 연례행사다. 하지만 막상 필요한 순간이 닥치면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도 일, 힘들게 찾았다고 해도 배터리가 방전되어 정작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도 방전되지 않고 항상 똑같은 출력을 유지하는 전동공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랜 시간 방치해도 방전 걱정 뚝
보쉬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한 리튬이온 방식 전동공구는 사용자의 이런 바람을 현실화할지도 모른다. 그중에서 컴퓨터를 조립하거나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모델이 GSR 10.8-2-LI이다.
GSR 10.8-2-LI은 임팩트 드릴, 드라이버 제품이다. 기존에 익숙한 전동드릴의 모습이 아닌 몽땅한 모습을 가진 이 제품은 다소 우스꽝스런 외모에 기능성이 숨어 있다. 전동공구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좁은 장소, 혹은 PC의 조립할 때처럼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기 위해 헤드와 몸체를 짧게 줄인 것이다.
기존 전동공구는 NiCd(니켈-카드뮴 배터리: NiCd Battery) 방식 배터리를 일반적으로 사용했는데 NiCd방식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크고 무겁고 비교적 출력이 떨어지며 방전이 빨리 되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리튬이온 방식의 장점은 크기는 작고 그에 비해 높은 출력과 오랜 수명을 지닌다. 특히 GSR 10.8-2-LI는 1.4Kg밖에 되지 않아 동급 공구에 비해 40% 가까이 크기와 무게를 줄였으며 배터리 수명은 NiCd방식과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또한 보쉬의 신기술이 적용되어 자가 방전이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리튬이온의 단점 중 하나였던 불안정성, 즉 배터리의 과충전이나 과부하, 과열로 인한 사고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전자셀 보호장치(ECP)를 적용해 안정하게 사용 가능하다.
가볍고 출력은 높고 수명은 길고
특히 숨겨진 기능에 깜짝 놀라게 되는데 바로 LED 라이트 탑재가 그것. 책상 밑에 힘들게 쭈그리고 앉아 컴퓨터 본체를 살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책상 밑이 컴컴해서 전동공구가 있어도 사용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순간들. LED는 이런 상황에서 빛을 발휘한다. 드릴이나 드라이버 비트가 정확하게 작업지점에 장착되는 것을 두눈으로 볼 수 있다.
제품 이름에 보쉬의 다른 시리즈처럼 임팩트가 들어가지 않지만 그에 버금가는 임팩트있는 출력을 가졌다(방아쇠를 당기면 몸체가 흔들릴 정도의 반탄력을 경험해보라). 콘크리트를 뚫어야 하는 프로페셔널한 작업에도 문제가 없다. 디자인에서도 보쉬 특유의 파란색과 빨간색의 조화가 유려하다. 이제는 단순히 전동공구를 만지고 있는 느낌이 아니다. 미래시대의 첨단장비를 만지는 느낌이라고 할까? 물론 기존 전동공구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방치해도 방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 작은 몸체에 충분한 출력을 가졌다는 측면에서 피 같은 금전을 기꺼이 희생할 만하다. 무엇보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도입했다는 게 전동공구 업계에서는 굉장히 혁신적이며 대단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