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됐다. 에이브릴 라빈도 스스로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발버둥치는 시기가 온 것이다. 수천만장을 팔아치운 그녀의 지난 앨범들은 기타와 드럼 소리를 더한 듣기 좋은 틴팝이었다. 사실 라빈의 노래에서 기타 소리를 빼고 덥스텝 같은 걸 끼얹는다면? 그대로 훌륭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싱글이 될 거다. 지금 라빈을 싫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라빈만큼 단단하고 훅이 매력적인 틴록 앨범을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분들은 린제이 로한이 내놓은 앨범 따위를 들어보시라. 라빈은 좋은 팝스타다. 새 앨범 ≪Goodbye Lullaby≫는 Sum41의 프론트맨인 데릭 위블리와의 이혼이 꽤 영향을 미친 앨범인 듯하다. 지금까지 라빈이 내놓은 앨범 중에서 가장 우울하고 어른스러운 곡이 몇곡 있다(어른스럽다고 다 우울하거나, 우울하다고 다 어른스럽다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라빈은 이 앨범에서 유독 앨라니스 모리세트를 자주 흉내낸다. 같은 캐나다 출신 선배에 대한 오마주라기보다는 아직 라빈이 제 목소리를 완전히 찾지 못했다는 의미처럼 들린다. 처음으로 싱글 커트된 <What The Hell>보다는 <Smile>이 이번 앨범의 진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