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폰다 여사님 안녕하세요. 원래 가상의 캐릭터하고만 인터뷰를 하는 법인데 오늘은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폰다 여사를 직접 소환했습니다. 먼저 <차이나 신드롬>이 어떤 영화인지 설명 좀 부탁드려요. =1979년작이에요. 저랑 젊은 마이클 더글러스가 주연을 맡은 극영화고요. TV 뉴스 리포터와 카메라맨이 원자력발전소를 취재하다가 사고를 목격하고, 그걸 숨기려는 당국의 음모를 파헤친다는 이야깁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는 정말 소름끼치는 영화입니다. 이참에, 젊은 독자 여러분, 이거 국내에도 DVD 발매가 된 적 있으니 한번 찾아보십쇼. 여튼, 영화에서 벌어지는 문제가 뭔가요? =멜트다운입니다. 원자로가 냉각장치 고장으로 과열되어 녹아내리는 사고죠. 노심융해라고도 합니다.
-헉. 그게 바로 지금 후쿠시마 원전이 겪고 있는 위기예요. =그건 후쿠시마 원전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원자로들이 언젠가는 겪을지도 모르는 위기입니다. 이 영화가 나왔을 땐 다들 비웃었어요.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는 멜트다운이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그런데? 무슨 일이 발생한 거죠?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겨우 몇주 뒤인 79년 3월에, 실제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에서 유사한 사고가 일어나서 전세계가 완전 뒤집어졌었죠.
-안되겠습니다. 지금이라도 고리 원자력발전소 앞에서 시위라도 해야겠군요. =<차이나 신드롬>은 보셨죠? 그 영화에서 사람들이 어떤 꼴을 당하던가요?
-아… 원전 기술자와 폰다 여사가 사건을 언론에 알리려 하자 원전 기업이 심지어 자동차 사고까지 일부러 일으켜 목숨까지 위협했죠. 생각해보니 스리마일도 후쿠시마처럼 사기업이었죠 아마? 그래도 한국은 정부 관리니까 좀 낫지 않을까…. =한국 정부요? ㅋㅋㅋㅋㅋ 믿을 걸 믿어야지.
-한국에 대해 너무 잘 아시는군요, 폰다 여사님. 그런데 미국이 무대인 영화의 제목이 왜 <차이나 신드롬>인가요? =만약 원자로가 멜트다운이 되면 방사능이 지구를 뚫고 반대편의 중국까지 영향을 미칠 거라는 가정하에 만들어진 신조어입니다.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는 관용어로 굳어졌죠.
-그럼 일본 땅을 뚫고 내려가면 브라질 정도가 나올 테니, 이번 후쿠시마 사태를 영화화하면 <브라질 신드롬>이라고 이름 붙여도 되겠군요. =<코리아 신드롬> 어때요? 브라질이 위험할 것 같아요 아니면 한국이 위험할 것 같아요?
-아아. 제발 조속하고 안전하게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