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음료수 오란씨 광고에서 다양한 옷차림으로 변신하면서 독특한 춤과 노래로 눈길을 끌었고, 제과업체 뚜레쥬르 광고에서는 원빈의 연인으로 나왔다.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것은 광고 5편이 전부였던 김지원(19)은 자신을 '럭키걸'이라고 부른다.
영화나 드라마는 단역으로도 출연한 경험이 없던 자신이 장진 감독의 영화 '로맨틱 헤븐'(24일 개봉)에서 김동욱 등과 함께 어엿한 주연을 맡았기 때문이다.
김지원은 장진 감독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30분도 안 돼 캐스팅됐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실 줄 알았는데 나이, 성격 같은 거 물어보시고는 '미미는 네가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로맨틱 헤븐'은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도 나중에 천국에서 다시 만난다는 설정의 따뜻한 이야기다.
김지원은 암에 걸린 어머니에게 골수를 이식해줄 사람을 찾으려고 애를 쓰는 '미미'를 연기했다.
최근 연합뉴스와 만난 그는 영화에 대해 "천국을 상상했다는 게 좋았다. 독특하고 사랑이 가득하다"면서 "죽음과 헤어짐이 있어도 결국 사랑에 대한 영화라 따뜻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던 그는 처음에는 배역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고 했다.
"잠복근무를 한다든가 모르는 사람이 맨홀 뚜껑 여는 걸 도와주는 게 이상하고 엉뚱하다고 생각했어요.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돼서 힘들었죠. 그런데 리허설하고 촬영하면서 엄마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걸 알았어요."
촬영장이 처음이라 어리벙벙했지만 장진 감독을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그는 말했다.
"신인을 데려다 가르쳐주시는 분이 없다면서 제가 운이 좋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하더라고요. 따로 시간 내서 일대일로 리허설을 많이 하면서 잡아주셨어요. 일부러 표정이나 말투를 엉뚱하게 했더니 감독님이 힘 빼고 있는 그대로 하라고 하셨죠.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는 이어 "각 연령층에 연기 잘하는 분이 다 모여 있는 영화라 정말 많이 배웠다"면서 "연기할 때 꾸미려는 게 많았는데 '너처럼 해'란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제 막 배우로서 첫걸음을 내디딘 김지원은 아직 연기에 대해 자신 없어하는 눈치다.
"연기가 뭔지도 잘 몰랐고 지금도 그래요. 그냥 미미라는 캐릭터를 감독님이 도와주시고 저는 최선을 다했는데 다른 캐릭터는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스스로 생각하는 매력이 뭔지 묻자 '건강함'을 꼽았다.
그는 자신에 대해 "통통한 편"이라면서 "'로맨틱 헤븐'에서 달리는 장면이 있는데 워낙 잘 뛰어서 아마추어처럼 뛰어달란 말을 들을 정도였다"며 웃었다.
1992년생인 김지원은 4년 전인 중학교 3학년 때 기획사에 들어갔다. 그때부터 예명을 따로 정하지 않고 본명을 그대로 쓰고 있다.
"여러 방면으로 저를 보여주고 싶어서 어릴 때부터 피아노도 배웠고 초등학교 때 연극을 하면 조그만 역이라도 했어요. 저를 표현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죠."
기획사에서 노래와 춤, 연기를 두루 배웠다.
그는 "배우가 되겠다, 가수가 되겠다. 이런 생각은 안 해봤고 연기든 노래든 나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기를 시작했으니 열심히 해야죠. 노래와 춤도 배웠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어요."
김지원은 이달 초 동국대 연극학부에 연기 전공으로 입학했다. 연기의 기초부터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영화 개봉과 맞물려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지는 못했지만, 영화 홍보 활동이 끝나는 대로 학교를 열심히 다닐 작정이다.
김지원은 아직 배우라는 이름이 멀게 느껴진다면서 "얼마 전에 '블랙 스완'을 봤는데 내털리 포트먼과 같은 연기를 나중에 꼭 해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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