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MBC '우리들의 일밤' 화제의 코너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가 재도전 논란으로 시끄럽다.
논란은 20일 방송에서 제작진이 첫번째 탈락자로 선정된 가수 김건모에게 서바이벌 규칙을 깨고 재도전 기회를 부여하면서 촉발됐다.
80년대 명곡 부르기 미션이 방송된 이날 김건모는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열창했지만 500명의 청중 평가단으로부터 최저점을 받아 탈락자로 선정됐다.
애초 제작진이 공표했던 규칙에 따르면 김건모는 다음 주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프로그램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본인은 물론 동료 가수들의 충격은 예상보다 컸다.
의외의 결과에 김건모와 제작진은 공연 말미 진짜 립스틱을 바르는 퍼포먼스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진 것 같지 않다는 해석을 내놨지만 도전자 겸 MC인 가수 이소라는 '방송을 못하겠다'며 눈물을 보이며 무대에서 내려왔고 나머지 가수들도 말을 잇지 못했다.
급기야 1등을 차지한 윤도현의 프로그램 내 매니저 김제동이 재도전을 언급했고 제작진은 긴급회의 끝에 출연자와 당사자가 동의한다면 재도전 선택권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결국 김건모가 재도전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다음 주 방송에서도 기존 7명의 가수들이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제작진은 특정 출연자에 대한 특혜 논란을 막기 위해 방송을 통해 앞으로도 7위를 한 가수에게 모두 재도전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발은 거셌다.
방송 후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수천건의 항의성 글이 올라왔고 인터넷 각종 게시판에도 '시청자를 우롱했다' '이럴 꺼면 서바이벌이란 단어 자체를 사용하지 말았어야 했다' '500명 평가단의 결정을 무시했다' '재도전 부여로 프로그램의 긴장감이 떨어졌다' 등의 의견이 잇따랐다.
김수현 작가도 트위터를 통해 '평가단이 있으나마나 재도전을 급조하고 영리하게도 선택권은 가수에 넘긴 방송사의 얍실함에 입맛이 썼다'고 적었다.
일부에서는 '가수들의 무대를 즐기면 되지 탈락이 뭐가 중요한가' '탈락자의 재도전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등의 의견도 있었지만 비판적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애초 정상급 가수들에게 서바이벌 체제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영희 CP는 "애초 기획의도가 탈락이 아닌 경쟁을 통해 훌륭한 무대를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에 재도전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재도전을 수락한 가수는 다음번에 최선의 무대를 만들 것이고 결국 시청자들이 훌륭한 무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CP는 당시 현장 상황과 관련, "예상보다 가수들의 충격이 컸다"며 "꼭 김건모가 아니었더라도 현장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고 재도전 기회를 부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재도전은 탈락자에 한해 한번만 부여한다"며 "앞으로 몇 주 더 지켜보시면 더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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