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당분간 김은희 작가하고는 같이 일하지 않을 겁니다. 작가로서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한 거죠."
SBS 인기드라마 '싸인'을 탄생시킨 부부 작가 장항준ㆍ김은희 콤비가 같은 작품에서 일하는 모습을 당분간 보기 힘들 전망이다.
장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저도 그렇고 김은희 작가도 그렇고 이제 다른 색깔을 지닌 사람과 일해볼 때가 된 것 같다"면서 "작가로서의 자아가 완벽하게 생길 때까지 당분간 김은희 작가와는 같은 작품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같은 작품을 할 때) 제 색깔과 김은희 작가의 색깔이 충돌하면 대개 제가 이겼다"며 웃은 뒤 "하지만 이제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일할 때의 장단점은 뭘까.
장 감독은 "일단 서로 잘 아니까 편하다. 은희가 어떤 걸 잘 쓰고 또 못 쓰는지 알고 있고, 감도 오랫동안 맞춰왔기 때문에 일이 착착 진행됐다"고 말했다.
오히려 부부라서 할말 못한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저희는 둘 다 할말은 해야 하는 스타일이라 참느라고 감정이 쌓이고 할 일은 없었다"면서 "특히 이번 작품(싸인)을 하면서는 이견도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홀로서기'를 택한 장 감독의 차기작은 그의 전공인 영화다.
장 감독은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이라는 영화인데, 일종의 잔혹 코미디"라면서 "올 추석 개봉을 목표로 현재 캐스팅 작업 중"이라고 귀띔했다.
'싸인'을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에 도전했던 그는 "시청자의 반응을 바로바로 알 수 있다는 점, 즉 피드백이 빠르다는 게 드라마의 매력인 것 같다. 피드백 후 스토리가 조금씩 바뀔 수도 있고…. 그런 즉흥성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반응이 빠르다는 건 굉장한 매력"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가장 사랑하고, 또 편하게 여기는 장르는 역시 영화다.
"사실 저는 장르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작년에는 연극도 한 편 했는데 다만 어떤 이야기를 어느 장르를 통해 하느냐, 적합한 장르가 무엇이냐를 찾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맞는 장르를 할 생각이지만, 궁극적인 꿈은 죽기 전에 좋은 상업영화 한 편을 만드는 겁니다."
장 감독은 '박봉곤 가출사건'(1996) 시나리오로 영화계에 입문한 후 '라이터를 켜라(2002)로 성공적으로 충무로에 데뷔했다.
rainmak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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