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앤 더 시티>의 첫 번째 극장판에서 가장 재미있던 순간 중 하나는 (물론 이 영화에 진짜 재미있는 순간이란 게 있기나 한가는 둘째치고) 사만사가 ‘80년대 히트곡’ CD를 들고 와 캐리의 아파트에서 틀어젖히는 장면이었다.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네 아줌마들의 레트로 음악 취향에 눈물을 흘리며 ‘내 청춘도 돌려다오’ 동의한 분들이 계신다면, ≪리멤버(REMEMBER) 1980~2010≫은 당신을 위한 컴필레이션이다. 유니버설뮤직이 보유한 팝 히트곡을 연도별로 모은 이 시리즈는 모두 10개의 CD에 담긴 80년대 컴필레이션을 시작으로, 90년대는 3월10일, 2000년대는 5월 중 발매된다. 2000년대를 벌써 회고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만 80년대와 90년대는 근사하다. 90년대 시리즈의 진수는 역시 그런지다. 사운드 가든의 >Black Hole Sun> 과 위저의 >Buddy Holly> 를 거쳐, 카운팅 크로즈의 >Breakin’ Away> 와 소닉 유스의 <Sugar Kane>이 10개의 CD에 보석처럼 박혀 있다. 물론 이 글을 읽는 동세대의 독자의 구매욕을 가장 당길 법한 건 80년대일 것이다. 80년의 첫 번째 트랙인 아바의 <The Winner Takes It All>부터 89년의 마지막 트랙인 ABC의 <One Better World>까지 100곡이 넘는 히트곡이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한곡을 꼽으라면 티파니의 <Could’ve Bee>다. 부끄럽지만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