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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천국의 눈물>
심은하 2011-03-17

3월19일까지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 출연 브래드 리틀, 김준수, 정상윤, 윤공주, 전동석, 이해리, 홍륜희, 김태훈 등 / 02-501-7888

가수 조성모의 <아시나요>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7초간의 장면. 한국 병사와 베트남 소녀의 애절한 눈빛에서 뮤지컬 <천국의 눈물>은 탄생했다. 3년여의 제작기간과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브로드웨이 무대를 겨냥한 대작이다.

작품의 중심은 프랭크 와일드 혼의 파워풀한 음악. 1부 마지막, 하얀 안개가 나선형으로 소용돌이치는 블랙홀 속으로 준을 포함한 병사들이 빨려들어간다. “들리나요 사랑하는 내 마음, 아주 멀리 있다 해도 그대 곁에 있다는 것을 믿어요.” 사랑하는 여인 린을 남겨두고 전쟁터로 떠나는 준의 사랑의 맹세 <들리나요>(Can you hear me?) 노래장면.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에 이은 또 하나의 히트 넘버가 탄생했다. 이 장면은 뮤지컬 <천국의 눈물>이 이뤄낸 최대 성과다. 사실적인 세트 대신 LED패널과 영상을 활용한 무대 컨셉이 가장 빛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평이하게 이어지는 스토리는 설득력에서도, 속도감에서도, 폭발력에서도 힘이 빠졌다. 린은 왜 약혼자인 미군 장교를 버리고 준과 사랑에 빠진 걸까. 여러 차례 언급되는 ‘호랑이와 비둘기’ 전설은 무엇을 상징하는 걸까. 베트남에 파병됐던 맹호부대와 비둘기부대? 전쟁과 평화? 알 수 없다.

비교되는 <미스 사이공>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도, 작품의 완결성을 위해서도, 그리고 브로드웨이 진출을 위해서도 이야기를 더 촘촘히 들려줄 필요가 있다. <지킬앤하이드>도 7년간의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뮤지컬 <천국의 눈물>은 현재 진행형이다. 첫걸음에서 아름다운 음악의 실체는 확인됐다. 다음 무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