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 1993년, 감독 헨리 셀릭 자막 영어, 한국어, 중국어, 타이어 화면포맷 1.66:1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지역코드 All 출시사 브에나비스타 영화사 입장에서는 마니아층을 팬으로 확보하고 있는 영화를 DVD로 출시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가장 충성스러운 아군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말 만만치 않은 감시관을 가지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나라에 출시된 <크리스마스의 악몽> DVD는 그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출시 전부터 DVD에 포함될 내용이나 출시일에 대한 문의전화가 끊임이 없었을 정도. 그러한 국내의 열혈 팬들을 의식했는지 <크리스마스의 악몽> DVD는 여기저기에 공들인 흔적이 보인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메뉴화면들에 한글 처리가 아주 깔끔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글 서체가 영어권처럼 수천 가지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영화 분위기에 어울리는 한글 서체를 적절히 얹은 메뉴화면들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모두 한글 자막이 들어가 있어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는 서플먼트들도 이 DVD의 매력이다. 스토리보드, 삭제된 장면, 테스트용 필름, 포스터 모음 등은 물론이고, 창조주인 팀 버튼의 컨셉트 아트, 캐릭터 디자인까지 정말로 다양한 볼거리들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팬들이 가장 기대했던 부분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제작 과정을 상세히 엿볼 수 있는 제작 다큐멘터리도 물론 서플먼트에 포함되어 있다. 이 25분짜리 제작 다큐멘터리 코너 속에 펼쳐져 있는 제작진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치밀함은, 화면에서 단 1초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 만큼 정말 흥미진진하다. 007가방 속에 빼곡이 꽂혀 있는 주인공 잭의 조금씩 다른 머리모형을 사용하여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잭의 얼굴표정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거의 경이롭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 게다가 팀 버튼을 위시해 감독인 헨리 셀릭과 각 파트의 담당자들이 제작 공정의 순서에 맞춰 등장해, 각각이 맡았던 파트를 술술 설명해주는 것을 듣고 있노라면 묘한 감동까지 받게 된다.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힘들었다고 말하면서도 즐거워하는 그들의 재능과 직업관이 고스란히 묻어나 보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밖에도 <크리스마스의 악몽> DVD에는 국내에서 만나보기 힘든 특별한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어 팀 버튼 마니아를 더욱 흥분시킨다. 미국에서 발매되었던 <크리스마스의 악몽: 디럭스 에디션> LD를 구입해 보는 것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감상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팀 버튼의 초기 작품 <빈센트>와 <프랑켄위니>가 한글 자막과 함께 수록되어 있는 것. 이 두 작품을 보면 팀 버튼의 머리 속에 무엇이 들어 있어서 지금까지 그만의 일관된 스타일(<혹성탈출>은 제외)을 이끌어올 수 있었는지를 살짝 엿볼 수 있게 된다. 김소연/ DVD칼럼니스트 soyoun@hip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