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이번엔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나'
SBS '8뉴스'가 6일 연예계 접대에 관한 기록이 담긴 탤런트 故 장자연의 자필 편지를 입수했다고 보도하면서 그 진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장자연이 자살한 지 2년이 흘렀고, 그 사이 진행됐던 경찰의 수사가 이렇다 할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끝난 상황이라 별반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매니저는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하면서도 이번에도 연예계에 대한 온갖 의혹만 키운 채 유야무야 끝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연예매니지먼트협회 김길호 사무총장은 7일 "2009년이나 현재나 협회의 입장은 동일하다. 빨리 진실이 밝혀져야한다는 것"이라며 "지난번에도 뜨뜻미지근하게 수사가 종결되면서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는 바람에 선량한 대다수의 매니저들만 피해를 보지 않았냐"고 말했다.
그는 "이번 편지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라면 부디 제대로 진실이 밝혀져 잘못한 사람은 확실히 벌을 받고 얼른 마무리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매니지먼트와 제작을 동시에 하는 GNG프로덕션의 이윤범 이사는 "솔직히 '저러다 말겠지'하는 분위기"라면서 "오래된 사건이기도 하고 과연 어떤 것이 새로 드러날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물론 그 편지가 사실이라면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냐"면서도 "그러나 진실이라는 게 밝혀지기가 어렵지 않냐. 그래서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 등에 조ㆍ단역으로 출연한 장자연은 2009년 3월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망 직후 경찰은 고인이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밝혔으나 며칠 후 그가 기획사로부터 술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고 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이번에 '8뉴스'가 공개한 편지에는 고인이 31명의 유력 인사들에게 100여 차례 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뉴스'는 친필 감정을 통해 편지가 고인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한 중견 매니저는 "소위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것인지 궁금하다"면서도 "하지만 100여 차례 접대를 했다는 것이 2000년대에 과연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도 대중이 연예계를 이상하게 바라볼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연예계는 점점 투명화, 선진화되고 있는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벌인 일들이 잊을만하면 불거져 속상하다"며 "하지만 비리가 있다면 근절되야하니 이번에는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매니저는 "장자연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그것은 연예계의 비리가 아니라 우리 사회 어느 분야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극히 일부분의 어두운 단면"이라며 "그 편지가 진실이냐 아니냐를 떠나 또다시 연예계 전체가 피해를 보게된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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